미국에서는 신용카드가 '머니 매니지먼트'를 위한 교재(敎材)로 쓰인다. 머니 매니지먼트는 말 그대로 돈을 관리 또는 경영하는 기술. 미국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용돈 대신 체크카드를 준다. 체크카드는 은행 계좌에 돈을 미리 넣어 놓고 계좌 잔액 한도 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선불카드. 대표적 상품으로는 벅스카드(Buxx)를 들 수 있다. 미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체크카드를 주는 것은 어려서부터 카드 사용법을 가르치고 자녀들에게 주어진 돈을 현명하게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다. 미국 청소년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돈 관리, 신용 관리 등에 관한 노하우를 터득한다. 철저한 신용사회인 미국에서는 신용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의 신용정보 회사들은 개인신용평가(크레디트 뷰로) 시스템을 활용, 개개인의 신용등급을 점수로 매긴다. 신용점수에 따라 개인은 각종 금융거래시 현격한 차별대우를 받는다. 신용점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최고 절반 정도 낮은 금리에 돈을 빌려쓸 수 있다. 미국 부모들이 자녀의 머니 매니지먼트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이같은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미국 교육기관도 청소년들의 머니 매니지먼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 미국 초등학교는 머니 매니지먼트라는 교과목을 상설, 아이들에게 어떻게 돈을 다뤄야 하는지 가르친다. 카드사들은 인터넷을 통해 돈 관리 방법을 알려준다. 예컨대 비자 USA의 홈페이지에는 '삶을 위한 실전 돈관리'(Practical Money Skills for Life)라는 코너가 있다. 여기에는 자산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금융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교사, 부모, 학생, 소비자용 등으로 구분된다. 소비자용 코너에 접속하면 신용카드 청구서 읽는 법, 자신에게 맞는 신용카드 고르는 법, 알뜰쇼핑 방법, 예산 작성법, 경제적인 은행 이용법 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용 코너를 클릭하면 금융 관련 각종 정보를 게임과 퍼즐 형식 등으로 배울 수 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