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국제항공공사(CA.Air-China) 소속 보잉767-200 여객기가 경남 김해공항 인근 산기슭에 추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중구서소문동 한성빌딩 2층 CA 서울지점은 충격속에 휩싸였다. 낮 12시께 사고소식이 사무실로 날아들자 중국인 지점장 왕샤오핑(48)씨와 영업부장 이 호(41)씨 등 2명은 오후 2시 대구행 항공권을 긴급 수배, 현장으로 향했다. 사무실에 남아있던 한국직원 13명과 중국직원 3명 등 16명도 20여명의 취재진과뒤엉켜 탑승객의 생존여부를 묻는 가족들의 빗발치는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완전 중단된 상태였다. 중국인 직원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며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은 채 업무에열중하는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지점장 비서 한구남(30.여)씨는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어이가 없어 눈물만 나왔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탑승객 166명 중 50여명 이상이 생존해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불행중다행"이라며 생존자가 늘어나기를 기도하는 일부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다른 여직원은 "우리 항공사는 창사이래 사고가 없을 정도로 무사고가 트레이드마크였기 때문에 사고소식을 들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며 허탈한 표정이었다. 또 CA와 여행사간의 발권업무를 대행해주는 서울지역 11개 대리점 직원들도 서소문동 사무실로 나와 사태추이를 지켜보는 등 영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촉각을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사고를 당한 CA는 직원 1만1천여명을 둔 중국 최대 항공사로 지난 55년 취항, 48년동안 무사고를 기록했으며, 매년 1∼5월은 비수기지만 올해는 중국에 대한 관심증가로 관광객들이 급증, 탑승률이 높았다고 직원들은 전했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사고가 나자 CA 사고대책본부로 연락, 사고수습에 최대한 협력키로 했다고 CA측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