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원 85명이 대만의 이익을 대변하면서 미국과 대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위해 만든 '대만협회(코커스)'가 화제다.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거나 의회 주도권이 변할 때마다 한국을 옹호할 인맥 부재로 낭패를 보곤 했던 우리로선 흘려버릴 수 없는 뉴스였다.


대만협회가 구성된 것은 지난 9일.전체 하원의원 4백35명 중 85명이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공화당 46명,민주당 38명,무소속 1명 등 여야의원들이 고르게 동참했다.참여동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85명의 의원은 대만 관련 정치 외교 경제이슈들이 제기될 때마다 대만 편을 드는 우군 역할을 하게 된다.


이 협회를 주도적으로 만든 공화당의 대나 로라바허(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11일 고무돼 있었다. "작업 2개월만에 85명의 의원이 참여했고 발족 이틀만에 4명이 추가로 합류한 것을 보니 1백명이 넘을 것 같군요"


미 의회에는 대만협회처럼 특정 국가의 이익을 직접 대변하기 위한 협회가 10개를 넘는다.


의회 협회가 주목을 끄는 것은 의회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이다.


미국 의원들은 법을 만들고 고치는 입법권을 1백% 행사한다.


의원들을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을 정도다.


워싱턴DC 택시기사들이 가장 바쁠 때도 의회가 막 문을 열 때라는 얘기가 있다.


의원들을 만나려는 로비스트들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그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의원들을 원군으로 확보한 대만의 부단한 의회로비에 우리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물론 미국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대만에 호의적이다.


대만이 미국과 정식 외교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는데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필요성 때문인지 대만에 동점심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협회'라는 울타리까지 만든 배경에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다.


바로 대만의 행정부 및 의회 재계는 물론 미국에 살고 있는 대만교포들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미국의원 껴안기 노력이 뭉쳐 있다.


한국도 한미의원외교협의회를 1년에 한번씩 열고,미 의원 보좌관들을 정례적으로 한국에 불러들이지만 그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