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백19%의 대출이자를 받지만 남는 건 적자뿐이다" 9일 사채업계 최초로 재무제표를 공개한 대호크레디트 엽찬영 회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 1백%가 넘는 고리(高利)를 받으면서도 적자를 낸다는데 선뜻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대호측이 공개한 재무자료의 허실을 분석해 본다. ◇ 적자 원인은 과다한 판매관리비 =2월말 현재 65억8천7백만원의 대출실적(잔액 기준)을 기록한 이 회사는 연간 66억7천2백만원의 이자수익(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중 무려 41%에 해당하는 27억3천6백만원을 임금, 보험료 등과 같은 직원관련 비용으로 지출한다. 일반 금융사의 직원관련 지출 비용이 매출액의 3∼5% 정도인데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편이다. 이는 대호크레디트의 직원수가 총 1백30명으로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대호의 영업규모에 적당한 종업원수는 5∼6명"이라는게 금융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일례로 올해 1천5백억원의 매출액이 예상되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종업원수는 1백35명, 매출액중 직원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과다한 광고비도 적자요인이다. 대호측은 올해 광고비로 매출액의 19%나 되는 13억8백만원을 잡아놓고 있다. "대금업체는 광고 없이는 대출고객을 유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게 대호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감안해도 대호측의 광고비는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다. ◇ 손익계산상의 문제점 =대호측은 경상이익에서 당기순이익을 계산해낼 때의 차감항목에 배당금(5억7천만원)을 포함시켰다. 이는 대부업체의 성격상 배당금이 사실상 자금조달비용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배당은 순이익이 났을 때 이익처분결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대호측의 계산방식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만약 배당금을 차감항목에서 제외한다면 대호의 올해 수지는 2억9천만원 적자가 아니라 2억8천만원 흑자가 되는 셈이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