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부평공장 유지 방안과 노사 단체협상 문제가 가닥을 잡음에 따라 조만간 대우차 매각을 위한 일괄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우차도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차 인수로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독주해왔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지각변동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매각협상 쟁점 대부분 합의=지금까지 매각협상의 가장 큰 쟁점사항 가운데 하나였던 부평공장 처리 문제에 대해 GM측은 3년 안에 인수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양해각서(MOU) 상에서 부평공장은 GM의 인수대상에서 제외됐었다. GM은 부평에서 생산된 차를 6년간 판매해 줌과 동시에 차량 개발을 지원해 주고 그 뒤 성과를 봐서 인수여부를 결정키로 했었다. 이같은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GM은 최근 채권단측에 부평공장의 매출이 매년 4% 이상 성장하고 노동조합이 1년에 5시간 이상 노동쟁의를 하지 않을 경우 3년 안에 인수한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라인 이전 등으로 부평공장의 고용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재 부평공장의 생산차종을 유지하고 후속 신차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P-100(누비라 후속모델)과 SUV(스포츠형 다목적 차량)이 부평공장에서 생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한편 부평공장이 독립된 경영을 하도록 힘쓰기로 했다. 그러나 노동쟁의와 관련한 GM의 요구에 대해 노조측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적지않은 논란도 예상된다. GM은 최근 노조와 회동한 자리에서 "GM의 전세계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노동쟁의의 연간 평균일수가 5시간을 넘지 않는다"며 이런 내용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지만 노조는 "GM측이 연간 노동쟁의 평균일수에 관한 구체적 데이터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같은 안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수대금은 GM측이 자산인수 대금 12억달러,해외법인 부채 8억3천4백만달러 등 총 20여억달러를 인수자금으로 부담하는 한편 채권단이 20억달러를 융자해준다는 등의 당초 MOU 상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GM이 대우차를 인수한 뒤 7억5천만달러를 운영자금으로 대출해주고 12억5천만달러를 총액한도대출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융자금 20억달러중 12억5천만달러는 시장금리를,7억5천만달러는 6%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노사문제를 둘러싼 쟁점 역시 회사측이 지난 8일 노조에 "특별단체교섭 최종안"을 보낸 상태여서 타결여건이 성숙돼가고 있다. 최종안에서 회사측은 GM과의 본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조가 "회사 단체협약 최종안"을 수용하면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미지급 상여금 2백%를 조속히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정리해고자 처리 문제도 올해 말까지 2백50명을 복직시키고 오는 2004년 말까지 생산물량 증가로 신규인력 충원이 필요할 경우 정리해고자 복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해외법인 인수범위에 대해선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총 10개 정도를 GM이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MOU 체결 당시 22개 해외판매법인과 베트남 이집트 등 생산법인 2곳 등 모두 24개를 인수키로 했으나 GM측이 해외법인의 우발채무 문제를 제기하면서 동유럽과 푸에르토리코 등 9개 해외 판매법인과 베트남 생산법인을 포함,10개 법인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자동차판매와도 조만간 총판계약 체결=대우차 본계약에 앞서 대우자동차판매의 총판계약과 관련된 합의도 이번주 말 내지는 다음주 초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GM측은 대우차가 보유한 대우자판 지분 11.04%를 인수하는 한편 GM이 대우자판의 판매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되 종전처럼 대우차가 생산할 차량을 전량 위탁판매하는 "독점적 총판계약"이 아니라 "비독점적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현재 1백80일인 대금결제기간도 40일로 줄이는 것으로 사실상 의견접근이 이뤄져 대우자판은 유동성 확보기한이 짧아지게 됐다. 특히 가장 큰 핵심사항인 위탁판매수수료는 판매대금의 15% 안팎에서 결정하기로 합의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대우자판이 앞으로 신설될 "GM-대우차"(가칭)가 생산한 차 외에 국내 경쟁차종과 수입차 등을 판매할 경우 양측이 사전 협의키로 했다. 또 대우자판이 마케팅 기획 등 핵심기능을 계속 유지하는 방안에 대해선 GM측과 본계약 체결시까지 추가 협의키로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