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승환·오태광·김지현 박사팀의 패니바실러스 폴리믹사 유전체지도 초안 완성으로 농작물 재배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무공해 미생물 농약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패니바실러스 폴리믹사 균주는 경상대 박창석 교수팀이 전남지방 겨울보리의 뿌리에서 처음으로 분리해 제공한 것으로 실험 결과 성장 촉진,토양병 예방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전체 유전체의 95%를 해독했다. 특히 전체 유전체 크기(약 5백여만 염기쌍)의 8배에 달하는 염기서열을 밝혀내 4천2백여개인 패니바실러스 폴리믹사 유전자 존재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패니바실러스 폴리믹사의 유전체 크기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미생물 유전체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큰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생물 농약,환경친화형 비료,항생제,효소,부탄올 생산 분야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화학합성 농약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선진국들은 독성이 있는 화학합성 농약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도 오는 2005년까지 유기농약 사용을 30% 줄일 계획이다. 박승환 박사는 "이번 연구로 패니바실러스 폴리믹사 바이러스의 작동원리를 알게 됐다"며 "향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식물 생장 및 병 억제 기능을 보강한 우수한 바이러스를 생산,농작물 재배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3∼4개월 안에 완전한 유전체지도가 완성될 것"이라며 "최근 유전체에 대한 연구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초안 발표를 서두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 [ 용어풀이 ] ◇패니바실러스폴리믹사=식물의 뿌리 부근에 서식하면서 식물의 생장을 촉진하고 토양 속에 있는 다른 미생물과 상호 작용해 식물병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식물 병원균을 죽이거나 저항력을 높인다. 다양한 항생물질과 가수분해효소를 생산하는 미생물이다. 농작물 재배에 유용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