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광고 중에는 기사의 형식을 빈 광고들이 있다. 이들은 언뜻 보기에 신문기사처럼 보인다. 광고가 신문기사인 것처럼 위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문기사에 대해 독자들이 갖는 신뢰와 믿음을 그대로 물려받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 말을 뒤집으면 독자는 광고를 잘 믿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기사형 광고를 읽던 독자가 순간 광고라는 걸 깨닫고 한마디 던진다. "어,이거 광고잖아?"이 말은 "이거 진짜인줄 알았더니 가짜잖아!"와 동의어가 될 수 있다. "광고는 진실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기 제품을 팔고,자기 광고를 눈에 띄게 하려다 보니 남을 비방하고 작은 일도 부풀리고,나쁜 것은 가리고 좋은 것만 내보이는 일이 많아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2000년 뉴욕 페스티벌 광고상 수상집의 첫 페이지를 열면 "광고는 세상에서 최고의 일(The World's Best Work)"이란 문구가 적혀있다. 이 말을 과연 소비자가 인정할까. 그런 의구심 속에 책장을 넘기다가 발견한 광고-브라질의 라디오광고 제작사인 레이야 징글의 자사 PR 광고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한 사나이.얼굴에는 레이밴,가슴엔 카멜 담배,오른손엔 스프라이트가 있다. 바지는 리바이스,신발은 나이키!그런데 자세히 보면 그는 시각장애인이다. 보지 못하는 그가 이런 브랜드들을 알게 된 건 바로 라디오 광고 때문이라는,라디오 광고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인쇄광고다. 거짓으로 치부하는 시각과 최고의 직업이라는 자부심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광고인들의 몫이다. 필자는 그 방법을 이 광고에서 찾아본다. 이 광고의 본래 의도와는 관계없이 필자는 소비자들을 시각장애인으로 가정해봤다. 그들에게 바른 길을 안내하고 좋은 상품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역할,그것이 바로 광고의 몫이다. 결국 광고에 대한 불신을 깨는 것은 정확하고 정직한 광고 뿐이다. 제품을 한번만 팔려면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재구매되기를 원한다면 솔직해야 한다. 정직은 광고에 있어서도 최선의 방안이다. < 표문송 대홍기획 차장(카피라이터) dalnorae@daeho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