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혁신은 결코 거창한 작업이 아니다. 배송차량의 출발시간을 조정하거나 운전기사들의 원칙 준수만으로도 커다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유한킴벌리의 5개 물류센터중 하나인 인천 소재 강서물류센터가 대표적이다. 경기도 일원과 서울 영등포 일대 고객사의 물류센터,할인점 백화점 수퍼마켓 등으로 기저귀(하기스) 여성생활용품(화이트) 휴지(크리넥스) 등 유한킴벌리의 3백여가지 제품을 실어나르는 강서물류센터는 지난해 간단하게 물류흐름을 개선시켰다. 먼저 배송업무 시작 시간을 조정했다. 오전 9시께이던 배송 시작시간을 오전 6시로 앞당겼다. 출퇴근 러시아워를 피해 노상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것. 당연히 배송 횟수도 하루 2회에서 3회로 늘어났다. 오전 6시에 배송을 시작하는 차량 기사들은 오후 3시에 업무가 종료됐고,9시에 업무에 들어간 배송차량은 6시면 대부분 일과를 마칠수 있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과거엔 배송이 특정 시간대에 집중돼 긴급 용차가 필요한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보유 차량으로도 무리없는 배송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9시경엔 평균 16대,점심시간대엔 4대가 운행중이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시간대별 평균 운행 차량수에 큰 차이가 없다. 다음은 차량기사들을 대상으로 한 음주측정. 유한킴벌리가 물류부문의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6시 배송조를 대상으로 음주측정이 실시되고 있다. 숙취가 해소되지 않은 기사들은 배송에서 제외되다 보니 전날 과음하는 사례도 대부분 사라졌다. 현장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 99년 도입된 사내 물류대학에서 비롯되고 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유한킴벌리만의 독특한 교육프로그램인 사내 물류대학에는 현장업무 담당자와 관리자는 물론 협력업체 종사자까지 참여,물류 지식 습득은 물론 고객만족 경영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 통상 반기별로 22-37시간씩 강의가 이뤄지며 외부 전문강사와 내부의 관리자를 중심으로 강사진이 구성된다. 물류센터의 반장급 담당자도 일부 과목의 강사로 참여해 현장의 생생한 물류 혁신 내용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사내 대학 및 강사제도를 보다 활성화해 모든 물류 담당자들이 외부 물류 컨설팅을 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환경"을 중시하는 물류도 유한킴벌리가 역점을 두는 대상이다.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공익 캠패인을 벌이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유류 사용량과 배기가스 절감을 위한 각종 제도를 통해 환경을 강조하는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수배송 계약차량의 배기가스 절감제도를 실시,기준에 미달된 차량은 배차를 중지하고 있다. "차량위치자동추적시스템"을 도입해 불필요한 운행을 줄인 것도 유류사용량 및 배기가스 저감에 한몫을 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앞으로 기존 차량의 알루미늄 탑을 올해 하반기부터 상용화될 경량탑으로 순차적으로 교체,차량의 경량화를 도모해 나갈 계획이다. 유한킴벌리는 현재 롯데마그넷 한국물류와 함께 SCM(공급망관리) 민관합동추진위원회의 시범사업에도 참여해 재고량 감소와 결품률을 줄여나가고 있다. 4월초 전국 1백80개 대리점에 전산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지면 EDI(전자문서교환)를 통한 주문도 전체 출하량의 60%대로 높아진다. 유한킴벌리는 대형 유통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2005년까지는 전체 물량의 95%를 EDI를 통해 출하한다는 방침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