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 'A'로 올라섰다는 점은 미국 언론들이 한국관련기사를 다루는 내용을 보면 알수 있다.한국기사는 그간 '남북문제'나 '악의 축'파장을 빼면 찾아보기 힘들었다. 활황증시 정도가 가끔 눈에 띄는 뉴스였을 뿐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대한항공 등 한국의 대표기업들에 대한 기사가 자주 실린다.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언론매체에 매일 소개될 정도다. A등급 국가답게 한국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이 미국인들에게도 관심사항이 된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기사의 주인공들이 모두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뉴욕타임스가 실은 대한항공 기사는 2년전 데이비드 그린버그 델타항공 부사장을 영입해 국제적인 불명예로부터 회사를 구하라는 특명을 내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가 승무원들에 대한 철저한 재훈련을 통해 '조종문화'를 변화시키고,친소(親疏) 관계위주 인사를 능력중심으로 바꾼 결과 안전한 항공사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델타,에어프랑스 등과의 '스카이팀'협력관계도 복원했다는 내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도 현대자동차가 이제 '값싼 차 메이커'가 아니라 '좋은 차를 싸게 파는 회사'로 이미지 변신중이라며 미주법인 핀바 오닐 사장의 입을 통해 "많이 팔리는 차가 아니라 도요타 혼다처럼 좋은 차를 만드는 회사대열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들 외국인들은 우리 기업들에 남아있는 과제가 무엇인지도 분명히 보여준다. 삼성전자 역사상 외국인으로 최고위직에 오른 데이비드 스틸씨의 출근 모습으로 시작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는 그중 한 예. 회사의 국제화를 돕는 임무를 맡고 있는 그가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할 때 그의 옆자리는 항상 가장 늦게 타는 사람의 몫이라는 것."직원들이 친근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영어미숙을 우려하기 때문"이란 설명이지만기사는 "외국 거래선을 방문할 때 10여명이 찾아가 한 두명이 올 것으로 예상한 상대방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는 스틸씨의 얘기로 끝을 맺는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