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체들의 브랜드 '새끼치기'가 활발하다. 여성전용 브랜드에서 남성 브랜드가 나오는가 하면 반대로 인기를 얻은 남성 브랜드가 여성 브랜드를 낳는 경우도 있다. 캐주얼 브랜드로 출발해 남녀 정장을 동시에 내놓는 사례도 나왔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파코라반,레노마,피에르가르뎅 등 남성복 시장에서 인기를 끈 브랜드들이 기존의 명성을 앞세워 여성복시장에 진출했다. 반대로 여성복 시장에서 인기를 굳힌 타임,DKNY 등 브랜드들은 남성복을 내놓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캐릭터 신사복 '타임옴므'를 내놓은 타임은 이 브랜드로 롯데본점 매장에서만 월평균 2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성복 '타임'의 매출 4억원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캐릭터 신사복 분야에서는 상위권에 속하는 실적이다. 여성복에서 쌓은 명성이 남성복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전영애 타임옴므 숍마스터(33)는 "정장 한 벌 가격이 70만∼80만원대로 비싼 만큼 단골 고객 위주로 구매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복으로 출발해 여성복 시장에 진출한 브랜드의 실적도 이에 못지않다. 파코라반 여성복은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월평균 2억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원조인 파코라반 남성복 매출(3억원)과 비교할 때 70%를 웃도는 규모다. 레노마 여성복은 롯데에서 남성복(월 2억원)과 거의 맞먹는 1억8천만원어치가 팔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녀 캐주얼 브랜드로 명성을 얻은 빈폴은 새끼를 쳐 여성정장 '빈폴 레이디스'와 남성정장 '빈폴 옴므'로 브랜드를 다각화했다. 빈폴 옴므의 경우 롯데 본점에서 월평균 매출 2억원을 돌파,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신사매입팀 박성진 과장은 "이제까지 패션계를 지배한 스타일이 유니섹스라면 앞으로는 유니브랜드가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브랜드로 남성복과 여성복을 동시에 내놓는 브랜드의 양성화(兩性化)가 새로운 트렌드를 이룰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니섹스 브랜드와 달리 유니브랜드는 이름만 같지 색상 디자인이 뚜렷이 구분되고 판매도 별도 매장에서 한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