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생산업체인 만도(대표 오상수)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모두 1억달러의 수출 물량을 수주했다. 이미 지난해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빅3" 완성차 메이커인 다임러크라이슬러 제너럴모터스(GM) 포드에 부품을 납품하는데 성공했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만도는 지난 99년 미끄럼방지 제동장치(ABS)를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독자개발했다. 연간 50만대가 생산된다. 만도는 그러나 혹독한 시련기를 거쳤다. 모그룹인 한라그룹에 대한 지급보증 때문에 97년 12월 부도를 맞았다. 화의로 회생의 길을 걸었으나 98년 극심한 경기부진으로 회사는 그야말로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계열사 보유주식 및 보유부동산을 몽땅 팔았다. 또 경주공장,아산공장,문막 다이캐스팅 공장,평택 상용제동장치 공장 등 그동안 효자노릇을 해왔던 부품공장까지 프랑스 스위스 미국 독일 회사에 줄줄이 매각했다. 이 과정을 거쳐 만도는 모든 부품을 생산하던 종합부품회사에서 제동(브레이크) 조향(스티어링) 완충(옵소버) 등 자동차 핵심 3개 부품만 만드는 전문업체로 다시 태어났다. 만도의 성과는 끊임없는 기술투자라는 뒷받침으로 가능했다. 정부로부터 ABS기술을 G7과제로 지정받아 1백67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기도 했다. 연구동에서는 온도 압력 전자파 소음 진동 방수 등 2백여종의 다양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만도는 현재도 매출액의 4%를 기술투자에 투입한다. 미국 디트로이트,독일 프랑크푸르트에도 연구소를 두고 있다. 만도는 또 e-비즈니스에 대한 투자를 늘여 "디지털 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9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3백14억원을 투입해 e-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연평균 1백21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는 3백~4백개 협력업체의 디지털화를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만도는 수출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인도 말레이시아 터키의 현지공장에 이어 미국 중남부지역에 부품공장을 짓기로 했다. 만도는 앨라바마 미시시피 등지에 부지를 물색중이며 총 2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올린 만도는 올해 내수판매 6천5백33억원,수출 4천9백99억원 등 총 1조1천5백32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