每浴移家住近山 매욕이가주근산 此身於世不相關 차신어세불상관 須營草閣無墻璧 수영초각무장벽 盡取千峰入臥間 진취천봉입와간 .............................................................. 산 가까이에 집을 옮겨 살고파라/이몸 세속명리와는 상관도 없는 터/초가 한 칸 짓고 담장도 없이/일천 산봉우리를 방안에까지 끌어들이려네 .............................................................. 조선 김백령(金柏齡)이 읊은 '생각(靜思)'이다. 사람들은 주말이나 휴가철이 되면 산이나 바다 또는 들녘으로 몰려 나간다. 그들이 다 어질고 지혜롭고 가슴이 넓어서가 아니고 도시가 답답하고 세상살이가 짜증스러워서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시 도시로 돌아오고 부귀공명 세속명리에 매달린다. 너와 나 사이에 꽁꽁 마음의 문을 걸어잠그고 집과 집 사이에 담장을 높이 쌓는다. 그리고 감방(監房)같은 곳에 스스로를 가두고 평생을 살아간다. 그 몰골이 참으로 불쌍하다. 李炳漢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