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 독점시장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특정 은행이 선점한 시장이라도 수익이 예상되는 분야에는 서로 물고 물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문화산업분야의 중소기업 거래기반 확대를 위해 문화관광부와 협약을 맺고 연간 550억원 규모의 문화산업진흥기금 대출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 기금은 그동안 시.도 등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가장 많이 갖고 있던 한빛은행이 지난 99년부터 독점 시행해 왔으나 하나은행이 중소기업 거래기반 확대와 새로운분야의 상품운영을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한빛은행은 국민은행(옛 주택은행)이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국민주택기금 유치를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운용하며 정부의 국민주택기금 이관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에 대해 지난 2일부터 기금대출, 국민주택채권, 청약저축 가입 등국민주택기금 업무를 전국 1천125개 전 영업점으로 확대하는 등 기금업무를 강화하는 것으로 맞서고 있다. 국민은행도 다른 은행의 독점시장을 노리기는 마찬가지.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국내 금융기관간 외화자금 결제서비스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10월부터는 `외국통화(Banknote)' 서비스시장에도 진출, 30여년 외환은행의 독점시장 쟁탈에 나섰다. 외국인 관광객 등이 국내로 들여온 외국통화 가운데 남는 양을 해외로 수출하거나 국내 외국통화 현금 수요량을 수입해 공급하는 연간 70억달러 규모의 이 시장은월드컵을 앞두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