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여대생이 수년째 색소폰 연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계명문화대학 섬유패션디자인계열 2학년에 재학중인 이경희씨(45·섬유품질검사원·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장성한 두 아들의 어머니인 이씨는 지난 98년 가을부터 매달 한 번 고아원이나 양로원 교도소 군부대 등을 찾아 멋들어진 색소폰 솜씨를 뽐내고 있다. 10년전 취미삼아 배우기 시작했다는 색소폰 연주 솜씨는 가히 수준급이라는 게 주위의 평이다. 지난 77년 경북 왜관에서 여고를 졸업한 뒤 유치원 실기교사,피아노 조율사 등 여러 직업을 거쳤던 이씨가 본격적으로 색소폰 연주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98년 9월 색소폰에 관심이 있는 직장인 등 6명이 모여 '아름다운 멜로디의 모임'이라는 연주단을 창단하면서부터다. 지금까지 이들 6명의 단원은 둘씩 짝을 지은 이중주단을 만들어 매달 한 차례 대구·경북 지역의 고아원 군부대 교도소 등을 찾아 아름다운 색소폰 선율을 선사해오고 있다고 이씨는 전했다. 패션디자인 공부를 위해 늦은 나이에 대학 문을 두드렸다는 이씨는 그저 좋아서 하는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남들에게 줄 수 있는 뭔가가 있다는 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하는 이 중년의 여대생은 힘 닿는 날까지 연주 봉사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