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하 전국 연합회 및 조합들의 금년도 정기총회가 막을 내렸다. 이번 총회 결과 인쇄정보산업연합회의 회장이 15년 만에,프라스틱조합 이사장은 10년 만에 바뀌는 등 간판급 이사장이 잇따라 교체됐다. 전체 조합 2백개중 60개 단체장의 임기가 만료됐는데 이중 18개 조합에서 새 이사장을 선출했고 나머지는 유임됐다. 최근들어 경기회복 전망이 속속나오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아직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조합원들은 조합이 정부로부터 조달물량을 보다 많이 확보해 주길 바라고 있다. 또 선거전으로 흩어진 조합원들의 마음을 추스려줄 것도 기대하고 있다. ◇ 치열했던 선거전 =예년과 달리 치열한 선거전을 벌였다. 조합원들간에 서로 헐뜯으면서 대립양상으로 치달았다. 류영근 유풍어패럴 대표와 서범석 보령 대표가 출마, 2파전을 벌였던 피복조합은 인신공격성 비방이 난무했다. "공장도 없이 이사장에 출마했다" "학력을 허위 기재했다"는 등 개인비리를 들춰냈다. 밸브조합은 손상규 국제기연 대표와 김윤환 영동금속 대표가 조합운영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석재조합에서는 선관위가 특정후보 지원을 위해 선거규정을 고치는 등 말썽을 빚기도 했다. 침장조합은 침구와 장식으로 나뉘어 파벌싸움을 벌였다. ◇ 간판급 이사장의 교체 =인쇄정보산업연합회는 15년 동안 연합회를 이끌어온 김직승 전 회장 후임에 곽득룡 삼문인쇄 대표를 새 회장으로 선임했다. 선거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김 전 회장이 중도포기하면서 수장이 바뀌었다. 프라스틱조합도 이사장이 10년 만에 이국노 지주 대표에서 신진문 태광뉴텍 회장으로 바뀌었다. 또 조선기자재조합은 구자영 케이티전기 대표에서 시명선 강림기연 대표로 18년 만에 이사장이 교체됐고 완구조합도 김양묵 코스모개발 대표에서 13년 만에 소재규 한립토이스 대표로 교체됐다. 이와 함께 귀금속가공연합회는 임기만료돼 물러난 에스더블류넷 강문희 이사장 후임으로 손한웅 케이에스주얼리 대표가 바통을 이었다. ◇ 올해의 조합활동 방향 =치열한 선거로 분열된 조합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한목소리를 내도 힘겨운 판에 조합원들이 양분돼서는 조합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손상규 밸브조합 이사장은 "똘똘 뭉치는 조합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조달 물량을 얼마나 더 확대하느냐도 주요과제중 하나다. 조합원들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정부조달물자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영근 피복조합 이사장은 "군납물량 확보에 조합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다만 각 조합들이 전통적 중심사업인 단체수의계약에서 탈피, 공동 브랜드를 통한 판로확보나 해외시장 공동개척 등 새로운 사업을 적극 발굴해내는 데는 미약했다는 게 중소기업인들의 평가다. 따라서 기협중앙회 중소기업연구원 등과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협동조합 운동방향 정립이 시급한 과제로 남게 됐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