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숨가쁘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화 지식경제화 자유화 물결속에 국경 없는 무한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어느 국가,기업을 막론하고 생존전략으로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경쟁력이 곧 만사(萬事)'가 되어야 한다. 지난 1997년 우리는 고도성장과정에서 잉태된 경쟁력 약화로 외환위기에 빠졌으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의 결과로 조기에 벗어날 수 있었다. 해마다 국가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하는 스위스 IMD에 따르면 작년 한국 경쟁력은 28위를 기록,외환위기 전 국가경쟁력(96년 27위) 수준까지 근접했다. 그러나 기업경영의 효율 등 일부 평가항목에서는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어 국가경쟁력이 다시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제고 노력은 인내와 고통을 수반한다. 반면 눈에 보이는 양적 성장은 달콤하다. 외환위기를 갓 벗어난 우리이지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쓴맛보다는 양적 성장의 단맛에 치우치고 있지 않는지 뒤돌아봐야 할 때다. 무한경쟁시대로의 변화 흐름은 은행,대기업 중심의 산업화시대에서 글로벌화된 지식정보화시대로 경제의 소프트화가 진전되고 있다. 경제의 소프트화는 새로운 성장산업의 창출을 촉진하는 금융시스템,특히 증권시장의 효율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한다. 금융·증권시스템이 발전한 미국(1위),싱가포르(2위),홍콩(6위) 등의 높은 국가경쟁력은 바로 이 점을 시사하고 있다. 증권시장은 이미 '경제의 거울'이란 수동적 의미에서 벗어나 한 나라 '경제를 이끄는 심장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위 '증권자본주의(Stock Market Capitalism·SMC)'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지식정보화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환기 신산업에 대한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국민 자산운용의 장을 바꿔가는 주체인 코스닥시장의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몇년간 코스닥시장은 적어도 외형적으론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다. 3년 전에 비해 거래대금은 3백배 이상 성장했고,등록기업수도 7백70개사를 넘어서 거래대금과 등록기업수로도 세계 14∼17위 시장으로 커졌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성공적인 금융시스템으로 나스닥 다음가는 성공적인 신시장이란 평가도 잇따랐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각종 게이트에 벤처기업이 연루돼 있고,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의 산실이란 오명은 어떻게 할 것인가. GE의 잭 웰치는 '외부의 변화정도가 기업 내부의 변화정도보다 빠르다면 그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고 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예외 없이 무한경쟁 물결에 노출되어 있어 세계 일류 신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하루 빨리 질적 성장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답이다. 코스닥시장의 질적 성장이란 '투명하고 공정하고 효율적인 증권시장'을 만드는 노력에 다름 아니다. 첫째,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선 신속·정확한 정보의 공시와 적기 시장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상매매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사전 감시를 강화하고,사후 감리와 제재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둘째,효율적 시장은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최대한 확보해 주고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며,전산시스템의 안정성·효율성을 높여야 가능하다. 우량 등록기업을 확보하고 부실기업을 제때에 퇴출시키는 등 시장 체질을 개선하는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 셋째,시장운영자 자신의 경쟁력을 위해 인재육성 노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고,이를 지원하는 성과주의 문화의 정착과 지속적인 경영혁신이 뒷받침되도록 해야 한다. 코스닥시장은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통하여 한국경제 체질을 지식정보 산업으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더 발전,육성되어야 한다. 코스닥시장이 경쟁력을 가지고 효율성을 높일 때 우리 경제의 경쟁력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 기회다. hjshin@kosdaq.or.kr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