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계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맥슨 트리오'가 있다. 이몽우(50) 팬택 상임감사와 김동연(44) 텔슨전자 부회장, 박병엽(40) 팬택 부회장 등 맥슨전자 출신 3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은 80년대 말 맥슨전자 국내사업부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함께 일했다. 당시 이 감사는 부장, 김 부회장은 과장이었고 박 부회장은 말단사원이었다. 맨먼저 맥슨전자를 떠난 사람은 박 부회장이었다. 그는 입사 3년만인 91년 팬택을 설립했다. 실력이 부족해 밀려났던 것이 아니다. 그는 경영진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상사인 이 부장도 말단인 그에게 페이저(무선호출기) 프로젝트를 맡길 만큼 신뢰했다. 그러나 시기하는 사람도 생겨났고 마음껏 기량을 펼치기가 쉽지 않아 회사를 떠나게 됐다. 박병엽 사원이 퇴사해 팬택을 설립한지 1년쯤 뒤 김동연 과장이 맥슨을 떠났다. 김 과장이 설립한 회사는 텔슨전자, 생산품목은 팬택과 똑같은 무선호출기였다. 이때부터 팬택과 텔슨전자는 무선호출기로 이름을 날렸고 지금은 중견 휴대폰 메이커로 쌍벽을 이루고 있다. 맨 나중에 맥슨을 떠난 사람은 이 부장이었다. 이 부장은 상무까지 승진해 맥슨전자를 살리려고 애쓰다가 '맥슨호'가 침몰(2000년 세원텔레콤에 피인수)하기 직전 회사를 떠났다. 박 부회장이 찾아와 팬택 상임감사로 영입했던 것. 박 부회장은 옛 상사에 대해 "바른말을 많이 하셨던 분"이라며 "팬택에 와서 투명경영 실현에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