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와 오비(OB)맥주간 '맥주전쟁'이 하이트의 선공으로 다시 시작됐다. 두 회사는 오비맥주가 벨기에 인터브루로 넘어간 99년 이후 지금까지 3년여 동안 신제품을 일절 내놓지 않는 등 휴전상태를 유지해왔었다. 하이트는 지난달 신호등 맥주를 선보인 데 이어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윤종웅 사장 주도 아래 '하이트 프라임' 맥주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다음달 7일부터 시판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오비맥주는 하이트의 이같은 공세를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하이트의 신제품은 보리 70%와 옥수수 30%를 섞어 만드는 기존 맥주와 달리 1백% 보리로만 제조한 국내 최초의 순수 보리맥주다. 보리만 사용하기 때문에 끓이는 공정이 생략돼 맛과 향,색깔이 뛰어난 게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출고 가격은 1천1백원(5백㎖ 기준)이며 알코올 도수는 4.69도다. 하이트는 고급맥주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병목에 상표를 붙였고(Neck Label) 뒤편 보조상표(Back Label)에는 최적의 음용 온도를 색깔로 나타내주는 '신호등 표시'를 채택했다. 하이트는 "하이트 프라임은 기존 하이트맥주 제품에 들어간 모든 상품 아이디어를 집중시켜 만든 야심작"이라며 "이 제품을 앞세워 현재 53~54%선인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을 60%선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일부터 3월6일까지 전언론매체에 티저광고(Teaser·제품 전체를 보여주지 않은 채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광고기법)를 게재하는 등 대대적인 광고전을 펴기로 했다. 한편 오비측은 앞으로 전개될 하이트의 시장 공략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오비는 일단 오비 카스 카프리 버드와이저 레드락 등 기존 제품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이트측의 신제품 공격을 무력화시키기로 했다. 또 연초 진로에서 스카우트한 국내 최고의 영업통인 한기선 부사장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대응책도 마련 중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