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3화(化)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 정책의 핵심기조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다름아닌 '상품화 산업화 국제화'를 칭한 것이다. 3화는 어느 특정기관의 조어나 전용용어가 아니다. 중국의 대외적 경제ㆍ기술 협력활동 강화로 무역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는 물론,회원수 4백30만명의 중국과학기술협회(CAST),그리고 중국정부의 첨단기술 발전계획의 산실인 火炬(횃불)고기술산업개발센터 등은 공통적으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 북한 역시도 이와 유사한 용어를 곧잘 사용하고 있음을 고려하면,처음엔 무슨 국가적 구호쯤으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하고는 전혀 다른,분명히 시장경제에서의 상품화 산업화 국제화를 뜻했다. 전통적으로 사회주의권에서 우대받았던 과학기술자와 기초과학.구소련에서 보듯 체제전환 와중에서는 대개 미처 적응할 겨를도 없이 허무하게 무너지거나 전세계로 흩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전환'이 아니라 무슨 '진화'인 것 같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혁신모델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첨단기술 상품화,상품기술 산업화,그리고 국제시장 진출을 축으로 짜여진 정책연구 연구개발 창업보육 벤처캐피털 테크노파크 국제협력 등은 우리의 산자부 과기부 중기청 등의 그것과 하등의 '정책적 시차'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해외기관과의 양해각서(MOU)에 대한 입장도 분명했다. 선전적(?)차원의 MOU는 더 이상 필요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아무런 후속 조치도 없이 우리가 남발한 각종 MOU가 이제는 정작 이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 '진입장벽'이 되고 있었다. 지난 1일 베이징에서 체결된 한국산업기술재단과 중국과학기술협회 간 MOU.과거와 다른 것은 지난해 11월 브루나이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즈니스포럼의 하나인 '3국간 하이테크 포럼',한·중 공동 연구조사 등 후속사업을 전제로 했다는 점이다. 이번 일로 한·중 간 산업기술의 물꼬가 트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베이징=안현실 전문위원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