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닷새째 하락 흐름을 잇고 있다. 개장초부터 환율은 물량 부담을 안고 꾸준히 흘러내리는 궤적을 그리며 1,315원 밑으로 내려섰다. 월말을 앞둔 업체 네고물량에다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의 공급 등 달러/엔 환율이 정체된 틈을 타 수급상황이 시장을 지배했다. 달러/엔은 주로 133엔대 중반에서 제자리걸음에 열중했다. 달러/엔의 급격한 변화만 없고 추가로 물량이 공급된다면 아래로 더 흘러내릴 수 있는 분위기다. 주가 약세나 저가매수세 등은 일방적인 하락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7원 낮은 1,314.30원으로 오전장을 마쳤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사흘째 하락세를 보이며 1,322.50/1,324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2.30원 낮은 1,319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초 1,319.90원까지 낙폭을 줄였다가 서서히 흘러내려 10시 19분경 1,316.10원까지 다다랐다.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은 제한된 채 소폭 반등, 1,316∼1,317원을 오가다가 오전장 후반 낙폭을 확대, 1,314원선으로 내려선 뒤 11시 58분경 1,314.3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1억5,000∼6,000만달러 가량 나왔으며 업체 네고도 가세, 공급 우위가 완연했다"며 "추가로 저점을 내릴 수 있으나 저가매수 유입으로 1,314원에서는 하락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정체돼 있어 크게 영향은 없으나 언제 갑자기 반등할 지도 모르고 주가 약세도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에너지사에서 매수세가 좀 있으나 공급우위 상황을 뒤집긴 어렵다"며 "오후에도 외국인 주식자금이나 월말 네고 등의 추가 공급이 예상돼 위쪽으로 방향을 돌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의 급등이 없다면 월말임을 감안하면 이달중 1,310원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낮 12시 현재 133.46엔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뉴욕에서 하락 조정을 이으며 133.43엔을 기록한 달러/엔은 소폭 반등한 수준에서 주로 거래돼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같은 시각 256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서 환율 하락 압력은 완화된 상태나 지난주 금요일이후 6,000억원에 육박하는 순매수자금 가운데 오전중 1억달러 이상에 이어 오후에도 일부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