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no@lgchem.co.kr 아버지는 실직,아들은 실업…. 사상 유례없는 취업대란과 감원한파가 이어지면서 대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청년 실업자라는 꼬리표를 다는가 하면 구조조정을 걱정한 직장인들이 일찌감치 부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해 주지 못하는 데 대해 안타까움과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연공서열이 옛날 얘기가 돼 버린 현상황에서 ''취업''과 ''직장에서의 성공''은 충분히 화두가 될 법하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직장과 직업에 대한 개념을 다시 한번 재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꿈을 펼쳐 보지도 못한 채 날개를 접어야만 하는 졸업생,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살아가는 샐러리맨들에게 어쩌면 배부른 푸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들어가고 보자''는 한순간의 욕심보다는 평생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가격''과 ''가치''의 문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적성과 능력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일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 혹은 단순히 ''몸값''을 높이는 수단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일과 회사에 대해 긍지를 갖고 맡은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가치''를 높이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득 지난해 종영된 모방송국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프로그램 말미에 성공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 대목이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지금 하는 일이 제일 좋아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그들의 탁월한 능력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과연 뼈를 깎는 고난과 시련을 참으며 그 숱한 밤을 지샐 수 있었겠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과연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가,진정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과감히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전할 수가 있는가 한번쯤 자문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새로운 꿈에 대한 도전정신으로 제일 하고 싶은,제일 잘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내 인생의 최고경영자(CEO)가 돼 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오를 수 없는 정상의 자리,그 자리에 우뚝 선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뼈를 깎는 노력과 눈물,좌절과 의지를 담담히 풀어내어 개인적으로 즐겨보곤 했다. 미국 경쟁사로부터 수천만달러의 인수제안을 일축해 버린 젊은 벤처사업가,하루에 한 끼밖에 먹지 않고 각혈을 해 가며 밤새 글을 쓰는 소설가,무려 마흔세 번이나 수술한 불편한 다리로 멀고 먼 이국 땅에서 인기와 존경을 한몸에 받는 라면공장 사장에 이르기까지 분야는 각기 다르지만 그들의 삶을 통해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