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째 하락 흐름을 보였다. 장중 1,32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앉았던 환율은 장 후반 소폭 반등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에 따른 달러 공급과 엔 강세가 하락을 이끌었다. 시장 분위기는 대체로 ''달러팔자''쪽에 치우쳤으나 달러/엔 환율의 급반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추격매도는 자제됐다. 엔/원 환율은 소폭 반등, 한때 100엔당 989원선까지 올라섰으며 대체로 987원선을 가리켰다. 월말을 앞둔 업체들의 네고물량 공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사흘째 이어진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가 매물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달러/엔의 급반등이 없고 물량 공급이 적극 이뤄진다면 1,320원 하향 돌파도 예상이 가능하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6.30원 낮은 1,321.30원에 마감했다. 지난 24일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인 1,331.40원에 마감된 이후 10.10원이 하락했다. ◆ 1,320원대 하향 돌파 시도할 듯 = 물량 부담감을 여전히 가진 상황에서 달러/원의 급등만 없다면 1,320원 아래로 내려설만한 여지가 많다는 것이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생각보다 외국인 주식자금이 많이 나오지 않았으며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있었던 탓에 1,320원 하향돌파는 일단 유보됐다"며 "고점에서 꾸준히 내려가는 추세긴 하나 달러/엔을 좀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정체되거나 더 내려가면 1,310원대 진입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내일 거래는 1,316∼1,323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많이 빠지면 추세적으로 하향 쪽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며 "주요 지지선이던 1,328원, 1,323원이 차례로 무너졌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더 내려갈 여지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엔의 방향에 따른 장세는 여전하며 현 수준이면 아래쪽으로, 다시 134엔대 이상으로 오를 경우 1,320원대는 지켜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달러/엔 하락 조정 = 달러/엔 환율은 이날 133엔대로 미끄러지는 등 하락 조정을 거쳤다. 달러/원의 하락에 힘을 보탠 요인. 달러/엔 환율은 지난주 말 뉴욕에서 7일만에 소폭 하락하며 134.40엔에 마감했다. 이날 도쿄 개장초 134.90엔대까지 강한 반등세를 보였던 달러/엔은 135엔대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닛케이지수의 급등에 힘입어 아래쪽으로 급반락, 133.60엔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달러/엔은 오후 4시 45분 현재 133.75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30억원, 446억원의 매수우위를 가리켰다. 지난 24일이후 순매수대금 가운데 1억달러 가량이 이날 외환시장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흘째 1,000억원 이상의 주식순매수를 이어 달러공급 요인이 축적됐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2.60원 낮은 1,325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9시 34분경 이날 고점인 1,326원으로 올라섰다가 달러/엔의 133엔대 급락으로 10시 14분경 1,321.30원까지 반락했다. 이후 환율은 몇 차례 추가 저점 경신을 시도했으나 번번히 막힌 가운데 대체로 1,322원선을 거닌 끝에 1,322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40원 높은 1,322.4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조금씩 레벨을 높여 1시 51분경 1,323.2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추가 반등이 어려움을 겪자 환율은 저점을 조금씩 낮추며 한동안 1,321원선을 거닐다가 달러/엔이 133.60엔대로 떨어지면서 3시 55분경 1,320.40원으로 몸을 낮췄다. 이후 환율은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유입되며 1,321원선으로 되올랐다. 장중 고점은 1,326.00원, 저점은 1,320.40원으로 장중 5.60원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4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2억6,35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6,350만달러, 3억5,860만달러가 거래됐다. 29일 기준환율은 1,322.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