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테러사태 이후 세계 신조선 수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엔저현상까지 겹쳐 조선업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27일 조선 동향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98-99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되던 신조선가는 작년 하반기 미국 테러사태 여파로 대부분의 선종.선형에서 하락세로 반전, 현재까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탱커의 경우 20만DWT급 이상 초대형유조선(VLCC) 수주가격이 지난해 3월 7천700만달러에서 9월 7천400만달러로, 작년말 7천달러로 속락했다. 특히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컨테이너선의 수주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져 3천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의 경우 작년 3월 4천200만달러에서 9월 4천만달러, 작년말에는 3월대비 14.2% 떨어진 3천600만달러에 형성됐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들이 전세계 발주물량의 70% 이상을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선 역시 3월 1억7천250만 달러에서 작년말 1억6천500만 달러선으로 하락, 최저 수준이었던 지난 99년(1억6천500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에 다다랐다. 이같은 하락세는 작년 하반기 이후 심화된 세계경기 불황으로 해운시황도 침체를 지속, 신조선 수요가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조선업체들의 올해 영업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체들은 지난 2000년 사상 최대치의 수주 실적을 올려 이미 충분한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무리한 가격경쟁이나 이로인한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저현상까지 겹쳐 올해 영업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세계경기가 회복되면 신조선 수요도 살아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