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9개월만에 1,330원대를 등정했다. 달러/엔 환율이 3년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급등 흐름을 그대로 좇아갔다.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강하게 들러붙었으며 1,320원대에 포진했던 매물벽도 가볍게 흡수했다. 최근 ''전강후약''의 장세에 따라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을 가져갔던 거래자들은 예기치 않은 달러/엔의 급등에 떠밀려 서둘러 포지션커버에 나서기도 했다. 외국인이 11일만에 주식순매수로 돌아서고 증시도 강세를 보였으나 환율에는 영향을 가하지 못했다.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 어느선까지 진행되느냐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가운데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1원 오른 1,331.4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4월 10일 1,334.10원에 마감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 ◆ 1차 타겟은 1,334원 = 달러/엔에 전적으로 몸을 기대야 하는 장세가 됐다. 상승세가 재개된 만큼 134, 135엔에 대한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이제 달러/엔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라며 "달러/엔이 134엔이 뚫리면 크게 올라갈 여지가 있으나 쉽게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가는 만큼 달러/원도 따라가게 되고 역외매수세가 얼마나 등장하느냐도 중요하다"며 "일단 거래범위는 넓게 잡아야 할 것 같고 내일은 1,325∼1,340원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전중 전고점 수준에서 물량부담이 있었으나 달러/엔의 급등으로 모두 흡수되면서 두 번에 걸친 레벨업이 이뤄졌다"며 "역외매수가 시장 포지션을 다 흡수했으며 달러되사기(숏커버)도 급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 방향에 따르겠지만 당분간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전 고점인 1,334원이 1차 타겟으로 될 것"이라며 "아래쪽으로는 1,325원이 지지선으로 바뀌었고 이날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동향이 완충작용을 해 줄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 달러/엔 3년중 최고치 등정 = 달러/엔 환율이 전고점은 물론 3년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한 급등 흐름을 띠었다. 달러/원도 속절없이 달러/엔을 따르는 흐름을 연출했다. 전날 뉴욕에서 휴장했던 달러/엔은 이날 도쿄에서 개장초부터 미·일 양국의 엔 약세 용인 시사로 133엔을 상향돌파했으며 오전장 한동안 지난 9일 기록한 전고점(133.37엔)을 뚫지 못하고 주춤했다. 그러나 정오를 앞두고 갑작스레 오름세를 강화한 달러/엔은 단숨에 133.70엔대까지 치솟았으며 오후 4시 47분 현재 133.62엔을 기록중이다. 일본을 방문중인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엔 약세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고 밝히고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상도 의도적으로 엔 약세를 유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양국 모두 달러/엔의 상승에 제동을 걸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4.10원이나 오른 1,324.50원에 급등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조금씩 레벨을 내려 9시 59분경 1,322.80원으로 내렸다. 그러나 이후 강한 반등을 보이며 10시 15분경 1,325원까지 고점을 높인 환율은 물량 공급에 밀려 11시 24분경 이날 저점인 1,322.30원까지 흘러내렸다. 그러나 장 막판 133.50엔대로 급등한 달러/엔 영향으로 되오른 환율은 11시 53분경 1,325.70원까지 상승한 뒤 1,325.3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70원 오른 1,326원에 출발한 환율은 달러/엔 상승세에 맞춘 가운데 일시적인 오퍼(달러팔자)공백까지 연출하며 1시 53분경 1,330.1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1,330원대에 대한 경계감, 물량 출회 등으로 몇차례 1,300원 등정에 꺾였으나 장 후반들어 급등세를 재개하며 3시 52분경 1,332.5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소폭 반락, 1,331원선을 거닐었다. 장중 고점은 1,332.50원으로 지난달 28일 1,334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저점은 1,322.30원을 기록했으며 장중 10.20원이 이동해 올들어 가장 큰 진폭을 보였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81억원, 168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 열 하루만에 주식순매도를 끊고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달러/엔이 눌려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4억9,0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1,0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8,200만달러, 2억180만달러가 거래됐다. 23일 기준환율은 1,326.6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