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제약회사 노바티스(Novartis)는 지난해 개발한 항암제 글리벡 하나로 대 히트를 쳤습니다.한국에서도 이같은 신약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죠.한국 기업의 신약 개발은 꿈이 아니라 실현가능한 일임을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LG화학 생명과학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면서 퀴놀론계 항생제를 비롯 인간 성장 호르몬,B형 간염 백신 등의 개발을 주도한 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사장(55)은 "그동안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신약을 발굴하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신약발굴이라는 게 조 사장의 소신이다. 바이오 산업의 약 90%는 의약 시장이고 신약을 발굴하면 20년이나 특허를 보장받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기업도 장기간에 걸쳐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선진국에선 신약 개발 기간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인 구조유전체학이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국내에도 이 분야의 우수한 인력들이 많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실제로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직원 35명 가운데 30명은 구조유전체학 분자생물학 등에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베테랑연구인력이다. 특히 2000년 7월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설립한 조 사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약 연구개발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해본 경험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국내 특허 1백83건과 국제 특허 20여건을 출원했다. 이같은 저력을 기반으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해 여름 미국 신약개발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렉산(RexAhn)과 신약 공동 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고 렉산으로부터 연구비까지 지원받았다. 또 미국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버클리대 구조유전체학센터로부터 신기술 공동연구를 위한 기업 파트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이같은 제휴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앞으로 국제 컨소시엄에도 참여해 세계적인 신기술 개발에 동참함으로써 구조유전체학 분야에서 수준 높은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지난해 항암제 당뇨치료제 등에서 20여종의 질환 관련 단백질 구조를 밝혀냈다. 올해는 더 많은 질환 단백질의 구조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목표다. 그는 "크리스탈지노믹스도 앞으로 핵심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지속적으로 R&D(연구개발)를 통한 수익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