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할인점 시장에 후발주자로 참여한 롯데 마그넷은 선발 업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선진 물류 시스템 구축을 핵심 경영 목표로 정했다. 마그넷이 물류혁신을 위해 무엇보다도 먼저 도입한 것은 CRP(연속재고보충 프로그램:continuous Replenishment Program). 2000년 4월부터 LG생활건강등 5개 생필품 제조업체와 손잡고 CRP사업을 시작해 재고와 결품률을 줄이는데 커다란 효과를 보았다. 제조업체들도 판매가 늘어나 대환영이다. CRP는 발주량을 유통업체가 아닌 제조업체가 관리한다는 획기적인 발상에서 출발한 물류시스템이다. 제조업체 입장에선 판매정보를 얻어 효율적인 단품관리를 할 수 있고,유통업체는 재고와 미납률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마그넷과 LG생활건강의 CRP 도입사례 및 효과를 소개한다. 운영방법=마그넷은 현재 전국 18개 점포에서 생필품 제조업체가 발주량을 관리하는 VMI(공급자주도 재고보충:Vendor Managed Inventory) 방식의 CRP를 시행하고 있다. 도입 초기엔 CMI(공동재고관리:Co-Managed Inventory)수준에 그쳤지만 지금은 VMI으로 발전했다. 효율적인 CRP 운영을 위해 마그넷 영업전략팀과 LG생활건강 로지스틱스팀은 CRP 시행 이후 태스크포스팀 형태의 공동협의체를 만들어 매달 1차례의 회의를 갖는다. 이는 두 회사의 영업 전산 구매 등 유관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이다. CRP를 현장에 적용하는데는 재고 등 영업현황 분석에 7일,목표설정에 3~4일,CRP시스템을 통한 정보입력 및 발주에 2~3일 등 총 2주가 소요된다. 적정 발주물량은 수요 재고 등 각종 지표분석을 바탕으로 한 "CRP 모델 운영 기준"을 통해 산출한다. 효과=CRP를 실시하기 전에는 발주량 확인부터 검품까지 총 일곱단계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CRP 도입으로 수작업과 중복작업이 줄어들면서 업무 프로세스가 네단계로 단축됐다. CRP의 효과는 재고일수와 결품률에서 바로 나타났다. 지난해 CRP가 적용된 마그넷 11개점의 평균 재고가 2000년의 19일분에서 15일분으로 4일분이나 줄었다. 결품률도 11.9%에서 절반수준인 6.7%로 낮아졌다. 반면 매출은 6% 늘어났다. 11개 점포의 LG생활건강 상품 매출이 월평균 5천만원 정도 증가했다. CRP 도입으로 LG생활건강의 제품은 마그넷에서 6억원어치 정도 더 팔린 셈이다. 롯데마그넷 관계자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라며 "CRP 적용 대상 회사를 확대하는 한편 완전한 형태의 ECR 구축을 위한 투자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