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회사가 제주은행의 지분 51%를 이르면 이달 말께 정부로부터 사들인다.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을 투입해 정부가 대주주가 된 은행이 국내 민간은행으로 넘어가는 민영화의 첫 사례다. 이인호 신한은행장은 17일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제주은행 지분중 51%를 사들이기로 결정하고 예보와 가격문제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한 제주은행의 주당 순자산가치는 3천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제주은행의 주식 5백65만7천여주(지분 51%)를 약 1백70억원에 인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당 3천원대에 지분을 넘기더라도 향후 제주은행의 주가가 상승하면 정부는 나머지 보유지분(45%)에서 충분히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2000년말 제주은행에 2천1백95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었다. 예보는 조만간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제주은행 매각건을 상정, 공자위의 심의를 거쳐 신한금융과 매각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제주은행이 신한금융에 인수되더라도 주식거래는 당분간 변함없이 지속될 예정이다. 제주은행의 지분 4%는 소액주주들이 보유, 현재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제주은행 매각건을 시작으로 다른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민영화 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간 연결재무제표가 확정되는 4월께 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키로 했다. 또 예보는 조흥은행 지분을 대상으로 상반기에 5억달러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할 계획이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