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벤트의 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를 비롯해 부산 아시안게임 등 굵직굵직한 행사가 많이 열린다. 국제적인 대형 행사가 있을 때마다 컨벤션 센터는 바쁘다. 각종 전시회와 국제회의가 그만큼 많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컨벤션센터가 서울 코엑스(COEX) 한 곳이었을 때는 장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부산과 대구에 컨벤션센터가 들어선 뒤 사정이 달라졌다. 국내 도시들끼리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코엑스와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대구전시.컨벤션센터(EXCO 대구)의 올해 전략을 살펴본다. 코엑스는 전시산업의 선두주자로서 내수 위주의 수익사업을 탈피해 수출위주의 무역전시회를 개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BEXCO는 지난해 2002년 한.일월드컵 조추첨 행사를 유치해 전세계에 알려진 이점을 한껏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CO대구는 지역의 특화업종이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닌 섬유 안경산업 이외에 경북지역의 농수산물 특판전 등 새로운 행사를 개발해 전시회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 서울 COEX ] 전시장 확충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양적인 확충은 어느정도 이뤄졌다고 보고 외국 전시전문업체와의 전시기업을 전수 받는등 전략적 제휴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단순히 전시회를 개최하는 게 아니라 참가자를 위한 쇼핑 관광 견학 등 다양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제공해 국제회의를 코엑스로 유도할 방침이다. 해외 전문전시업체와 네트워크 강화해 국내전시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거나 해외진출 방안도 적극 모색키로 했다. 이를 위해 유럽 아시아 미주 권역별 글로벌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인적 교류와 유명전시회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안재학 사장은 "컨벤션 분야의 리더로서 역할을 강화해 코엑스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경쟁국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컨벤션센터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 부산 BEXCO ] 개관 첫해인 지난해 컨벤션산업의 기반을 구축한 만큼 올해를 정상영업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특히 부산이 명실상부한 국제전시.컨벤션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부산시 및 관련업계와 협조체제를 강화,전시.컨벤션산업의 도시적 기반을 다지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벡스코는 기둥이 없고 평방m당 5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8천여평의 단층 실내전시장을 활용,적극적인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국제종합기계전 국제수산산업전 등 새로운 전시회를 기획 중이다. 지정학적인 장점을 활용해 후쿠오카 오사카 등에서 열리는 일본 국내학술대회를 대거 유치할 방침이다. 중국 동남아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행사를 끌어들여 심포지엄 개최 코스에 부산을 포함시키는 마케팅을 펴고 있다. 정해수 사장은 "초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 아시아 최고의 전시.컨벤션센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 대구 EXCO ] 지난해 대구국제광학전을 개최하는 등 지역민을 위한 전시컨벤션 공간으로써 지위를 확보했다. 올해는 한국벤처산업전 신기술박람회 대구섬유박람회 등 21개의 전시회와 9개의 컨벤션 행사가 이미 예약돼 있다. EXCO대구는 서울에 비해 참가업체나 내방바이어를 확보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다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전시회 숫자보다는 바이어와 외국 유명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전문전시회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호택 사장은 "홍콩TDK의 경우 전시회 수는 코엑스보다 적지만 참가업체나 내방 바이어가 5~1백배나 많은 것은 지역과 연계된 전문 전시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엑스코는 인근에 공항,5개의 고속도로,2개의 철도망으로 외부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또 대구종합물류단지와 패션어패럴밸리가 완공되면 인근의 국내 최대 규모의 대구종합유통단지와 함께 전시산업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