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경 < 인제대 교수.메디칼데포 대표 skpaik@ijnc.inje.ac.kr > 나는 인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병원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다. 보건대학원은 주로 병원 등 보건의료기관에 근무하는 학생들이 야간에 공부하는 특수대학원이다. 의료기관에서 10년 이상 일해온 나이 많은(?) 우리 학생들에게 ''병원경영''은 새로운 학문이다. 최근 병원환경이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병원을 운영해야 하는 개업의들이나 병원 원장을 중심으로 경영은 선택이 아닌 생존전략이라는 공감대가 넓게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경영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는 병원이 상당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병원 직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우리 학생들의 경우 ''병원관리''나 ''병원행정''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어도 자기가 최고경영자나 원장도 아닌데 경영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아해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이 부모인 우리 학생들에게 ''경영''과 ''관리''의 차이점을 이렇게 비유하여 설명해 주곤 한다. "여러분이 직장에 나오려면 아이를 맡겨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이나 보모를 찾으시겠죠. 좋은 보모라면 때맞춰 아이에게 알맞은 음식을 먹이고 씻기고 재워주며 부모가 데리러 올 때까지 잘 돌봐줄 겁니다. 이런 것이 바로 ''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돌보는 것은 기본이고 아이를 잘 키우려는 꿈을 가지고 계획을 세우겠죠. 아이를 임신하면서부터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항상 생각합니다. 태교를 위해 아름다운 음악도 들려주고 좋은 음식을 가려 먹지요.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에 대한 비전을 가지게 됩니다. 아이를 위해 적금도 들고 잘 키우기 위해 직장을 휴직하거나 그만두기도 합니다. 비전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 이를 실천하는 것,바로 이것이 ''경영''입니다" 병원에 근무하는 이들은 간호사를 비롯해 여성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 병원인들이 병원경영에 대한 훌륭한 재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히 여성들에게 비전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경영은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내 일입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도 나를 스스로 경영할 수 있어야 하고 가정도 경영이 필요하죠. 여성들은 가정경영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속해 있는 병원이라는 조직이 잘 돼야 나도 발전할 수 있겠죠. 여러분이 속한 팀 안에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단순한 관리 차원을 넘어서는 경영을 실행하세요. 나의 일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