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차 생산을 아웃소싱하기로 했다. 국내 업체가 대량 생산되는 자동차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도 자동차 조립전문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8일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아토스 비스토 등을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는 배기량 8백㏄ 이하의 경차 생산(조립)을 빠르면 상반기중 외부 용역업체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현대차의 생산라인을 기아자동차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기아차 역시 채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아웃소싱을 모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기아차는 최근 대형 협력업체 가운데 경차 조립을 담당할 업체를 선정하는 작업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차사업은 기아차가 연구개발(R&D)과 생산라인 설치 및 판매 등을 맡는 대신 조립생산은 신설되는 자동차 전문생산업체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경우 현대차그룹은 인건비 절감과 함께 기존 공장의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생산하고 있는 경차들은 그동안 대우 마티즈에 밀려 시장을 확대하는 데 한계에 부딪힌 데다 인건비 대비 수익성이 너무 낮다는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기아차는 아웃소싱을 위해 서산에 있는 현대차 계열사인 한국DTS 부지내에 경차 공장을 건설키로 확정했다. 이 공장에 필요한 생산설비는 대부분 새로 깔기로 했으며 일부는 지난 94년 문을 닫은 캐나다 브루몽공장에서 옮겨오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는 2003년 생산 예정인 아토스 비스토 후속모델 SA부터 생산하게 되며 기아차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울산공장에 있는 아토스 비스토 생산라인은 내년 출시 예정인 월드카 TB 생산라인으로 전환되며 서산공장은 현대차그룹의 유일한 경차 생산공장으로 부상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과거 기아차가 스포츠카 ''엘란'' 생산을 계열사인 기아모텍에 맡긴 적이 있으나 연간 10만대 이상인 차량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