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바람이 원화를 큰 폭 떨어트렸다. 성탄절 휴일 동안 달러/엔 환율은 강한 저항선인 130엔을 뚫고 올라섰으며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장중 8개월중 처음으로 1,320원대에 진입하는 등 급등세를 탔다. 외환당국의 환율 급등에 대한 우려감 표시가 달러/엔의 조정과 맞물려 물량 공급으로 반락 조정을 거치기도 했으나 여전히 달러/엔의 동향에 추종할 수 밖에 없는 흐름이다. 아래쪽으로 조정될만한 여지는 크지 않으며 저가 매수에 초점을 맞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장중 고점을 봤다는 인식이 강한 가운데 1,315∼1,316원에서는 당국의 직접 개입의지가 나타나지 않으면 저가매수세가 득세할 가능성이 크다. 또 1,320원 위로의 시도 역시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 없는 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월요일보다 7.90원 오른 1,316.10원을 오전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뉴욕에서 역외선물환(NDF)환율은 거래없이 1,313/1,315원에 호가된 바 있다. 지난 월요일보다 6.80원 오른 1,315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강한 오름세를 타면서 9시 37분경 1,322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4월 30일 장중 1,323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 레벨에 대한 경계감과 네고물량으로 소폭 밀린 환율은 9시 44분경 1,320원 밑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외환당국의 급등 경계감 발언으로 11시 20분경 1,315.70원까지 추가로 하락했으며 오전 마감까지 1,316원선을 주로 거닐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320원대에서는 업체 네고물량이 나왔으며 1,315∼1,316원에서는 사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달러/엔의 추가 상승이 없으면 장중 고점은 본 것 같고 오후에는 1,314∼1,320원 범위에서 흐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엔/원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당국의 직접적인 매도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손을 써도 공기업을 통한 달러 공급 정도로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달러/엔이 예측불허기 때문에 131엔 이상 가면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달러/엔이 많이 밀릴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1,310원대 초반에서 1,325원까지 넓은 범위에서 바라봐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낮 12시 현재 130.62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도쿄에서 지난 38개월중 처음으로 130엔대에 진입하며 130.94엔까지 올랐던 달러/엔은 이날 지난 98년 10월 6일이후 처음으로 131엔을 잠시 찍기도 했으나 소폭의 하락 조정세를 띠고 있다. 환율 급등과 관련, 개장초 한국은행이 우려 발언을 한 것으로 다우존스가 보도한데 이어 재경부에서도 일본 정부의 엔 약세 유도에 대한 불만을 전달하고 필요한 경우 주변국과 공동대응할 것임을 밝혀 급등 기조는 둔화되고 있다. 다만 엔/원 환율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엔의 급등이 추가로 전개될 경우, 구두개입만으로 환율 급등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원은 개장전 1,000원대 아래로 내려서기도 했으나 12시 현재 100엔당 1,006.96원을 가리키고 있다. 수급상황은 업체 결제수요와 네고물량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어느정도 균형을 보이고 있으며 역외에서도 휴일 다음이라 큰 움직임이 없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낮 12시 현재 43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사흘만에 순매수를 보이고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으나 증시 여건은 일단 시장의 관심밖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