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용 사장은 언론인 출신 CEO라는 타이틀이 따라 다닌다. 그는 1975년 합동통신(현 연합뉴스)에 입사, 기자생활을 하다 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 해직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정 사장은 언론과 유대가 가장 좋은 식품업계 CEO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바쁜 업무중에도 기자들과 어울려 업계의 돌아가는 얘기를 듣는 것을 즐기는 편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그의 성향은 다른 식품업체의 전문 경영인들이 언론에 얼굴조차도 내밀기 꺼려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정 사장은 해직이후 8개월간의 낭인생활을 하다 KIET(산업연구원)에 들어가 83년 도쿄사무소로 파견을 나가면서 7년정도의 일본 생활을 했다. 이때 히도쓰바시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김호연 회장과 인연도 갖게 됐다. 90년 한국으로 돌아와 한화유통을 거쳐 92년 빙그레에 합류했다. 일본 유학시절 배운 골프로 주말에 라운딩을 즐기며 건강관리도 한다. 핸디캡은 16정도이지만 상당한 장타자로 꼽힌다. 골프도중 특유의 유머감각을 동원, 동반자들의 배꼽을 쥐게 하는 기술도 갖고 있다. 술은 소주(주량 1병)를 주로 마시며 앉은 자리에서 끝장내자는 형이다. CEO에 오른 뒤엔 직원들과 술자리가 뜸해진 것이 못내 아쉽다고. 집안에선 맏아들인 정 사장은 효자로 소문나 있다. 부모님의 뜻에 따라 강화도에 전원주택을 마련해 드리고 별일없는 주말과 휴일엔 꼭 찾아 뵙고 있다. 생활신조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백범 김구 선생을 존경하며 마쓰시타그룹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를 경영인으로 닮고 싶은 인물로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