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가 통용되는 내년 1월초가 다가오면서 국내 산업계의 유로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무역협회가 협회 대회의실에서 가진 '유로화 대응전략 세미나'에는 중소 수출업체 종사자 160여명이 참석,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물론 유로화가 일반인들에게 통용된다고 해서 당장 국내 업체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으리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오순구 수석연구원은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경영적인 차원에서 유럽지역에 대한 가격 및 마케팅 전략은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이미 유로화 통용에 대비, 결제시스템 등의 준비를 이미 지난 99년 마친 상태다. LG전자의 경우 올들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지역금융센터를 설립하고 유로화 사용 본격화에 따른 결제와 자금관리에 필요한 준비 및 점검작업을 완료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8월 유럽지역 10개 판매법인장 회의를 갖고 마케팅 전략을 점검했으며 현대자동차 등 다른 대기업들도 경영전략 수립에 신경쓰고 있을뿐 결제시스템 등 절차적인 차원의 준비는 끝낸 상황이다. 다만 일부 대기업들은 유로화 통용을 계기로 유럽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지법인의 본부제화 등을 위한 조직 개편을 검토중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으로 유럽지역과의 거래가 많지 않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상당수가 결제시스템은 물론 유로화 외환계좌 등도 준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KOTRA가 지난 6월 국내의 대유럽 수출 업체 18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유로화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기업이 78.8%에 달했으며 거래은행에 유로화계좌를 갖고 있는 업체의 비율은 고작 14.3%에 그쳤으나 유로화 베이스 거래를 요구하는 유럽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따라 계좌 개설 등은 그동안에도 대폭 늘어난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유로화 환율이 올초 1달러당 0.95유로 수준에서 7월에는 0.83까지 떨어지면서 약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0.90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강세로 돌아서 달러화를 고집하지 않고 유로화 거래 요구에 응하는 국내기업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로화의 통용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유로존내 기업들의 교역활성화 등으로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 않지만 유럽지역의 높은 경제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의 장래는 밝을 것으로 보고있다. 무역협회 최용민 조사역은 "유로화 통용은 유로존 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역내 상품가격 하락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제품 차별화 등을 통해 수출가 하락을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