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에서 '비전달성'으로. 조흥은행이 내건 내년중 경영 모토다.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받은 이후 위기 탈출에 초점을 맞췄던 경영전략을 이젠 비전달성 쪽으로 바꾸겠다는 얘기다. 정부와 약속한 금년중 경영개선목표(MOU)를 모두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경이다. 이젠 부실 은행에서 건실 은행으로 탈바꿈한 만큼 내년을 초우량 은행으로 재도약하는 해로 삼겠다는 것이다. 조흥은행은 이를 위해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내년중 핵심 경영전략으로 정했다. 우선 'CHB금융지주회사'를 세우고 다양한 수익창출 사업을 벌여 고객에게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신용카드 자산운용 PB(프라이빗뱅킹) IB(투자은행업무) 방카슈랑스(은행.보험 공동상품)를 5대 핵심사업으로 선정해 국내외 전문 금융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키로 했다. 가능하면 서울은행도 인수해 지주회사 자회사로 두고 소비자금융과 투신수탁 등 증권서비스 분야에 전문화시킨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중 경상이익은 올해(1조4천억원)보다 2천억원 많은 1조6천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8백억원 늘어난 7천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 정도 이익을 내면 과거 3년간 쌓인 누적손실 8천5백억원을 완전히 털어내고 주주들에게 배당도 가능해진다. 특히 해외 금융회사에 지분 매각을 추진중인 조흥투신과 신용카드가 순조롭게 팔리면 약 1조원의 특별이익도 얻을 수 있다. 영업전략 차원에선 내년중 개인과 우량 중견.중소기업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개인부문의 경우 고객친화형 점포를 지속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최근 SK주유소 등 4만5천여곳에 예금인출과 대금결제 등이 가능한 금융복합단말기를 설치해 연중무휴 24시간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내년엔 다른 은행에 비해 열세인 지역에선 3∼5명으로 구성된 기동대를 두고 방문섭외를 전담토록 할 계획이다. 또 리츠 ABS(자산유동화증권) 연계상품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부동산 관련 금융상품을 크게 늘리고 거액 자산가들의 재산을 투자 관리해 주는 PB 사업을 내년 9월중 본격 시작키로 했다. 위성복 조흥은행장은 "주가가 적정 수준까지 오르면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등을 발행해 정부의 공적자금도 갚아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