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에너지 업체들이 한국 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민자 발전사업권을 쥔 우리 업체의 지분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국영전력회사 자회사인 SPI는 11일 민자발전 사업체인 LG에너지와 LG파워의 지분 50.1%를 인수키로 하는 계약에 서명했으며 미국의 에너지 업체 미란트도 지난 5일 민자발전 업체 현대에너지 지분 100%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95년 민자발전 사업체로 선정된 4개 회사 가운데 사업을 포기한 포스에너지를 제외한 3개사 중 아직 외국업체의 입김이 닿지 않은 SK 계열의 대구에너지도 외국 메이저 업체와 지분제휴를 추진할 방침이어서 외국기업의 지분참여가 확실시되고 있다. SK의 한 관계자는 "발전사업에 제휴할 수 있는 해외 파트너를 찾고 있다"면서 "제휴는 우리 지분의 일부를 넘기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의 E-ON, 파워젠, RWE, EDF 등과 석유 메이저 회사들은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와 가스공사 민영화 등 한국의 에너지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며 시장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 에너지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동안 국영기업을 통해 독점적으로 이뤄져 온 한국의 전력사업, 가스사업 등의 민영화가 시행될 경우, 세계적인 경쟁력과 자금력을 배경으로 사업영역을 확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메이저 에너지 업체들이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세계 각국의 에너지 업체들과 제휴, 공동사업 등을 통해 전세계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한국업체도 제휴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우리 에너지 업체 역시 실제발전 경험이 없기 때문에 발전사업이라는 신규분야에 진출하면서 앞선 경험과 기술 등을 갖고 있는 외국업체와 손잡는 것이 위험을 줄이고 막대한 투자비용을 조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의 한 관계자는 "발전소를 하나 짓는데 3천억-4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고 투자비 회수기간도 10-15년이 걸리기 때문에 기술협력과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매우 중요하며 외국 메이저와 제휴할 경우, 이자율이나 조건 등이 나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발전소 지분을 100% 갖고 있을 필요는 없으며 지분 일부를 매각해 마련한 자금으로 에너지 관련 유망사업에 재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현재 민자발전 사업 뿐 아니라 앞으로 진행될 에너지 사업 민영화 과정에서 국내기업과 외국 메이저 업체들간의 자본참여, 기술협력 등의 제휴가 활발히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기자 ssh@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