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가 인수.합병(M&A)에 의한 구조조정이복잡한 이해관계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자 기업분할을 통한 부실부문 정리를하나의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9일 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인 동국무역[04420]과이 회사 채권단은 최근 기업분할 타당성 검토를 포함한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해 삼일회계법인에 실사작업을 의뢰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조만간 실사에 들어가 기업분할 타당성 여부 조사와 함께 사업부 매각, 채무재조정 등 다양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검토해 최종안을 회사와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실사결과는 이르면 이달말께 나올 예정이라고 채권단 관계자는 말했다. 이처럼 동국무역이 경영정상화 노력의 일환으로 기업분할 타당성 검토작업에 나선 것은 채권금융기관중 하나인 산업은행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분할 방식은 우량 부문은 확실하게 정상화하고 부실부문은 확실하게 구조조정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동국무역은 자본잠식 규모가 너무커 신속한 회사분할을 통해 부실화된 부문을 털어내는 것 이외에는 정상화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동국무역의 실사작업 결과와 함께 화섬업계내 첫 기업분할 케이스인 고합[04460]의 향후 진로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합 채권단은 오는 27일 새출범하는 신설법인이 전체 부채 3조2천억원의 20%정도만 넘겨받았기 때문에 우량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다시태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채권단은 잔존법인 처리와 관련해서는 내년 3월말 이전 매각대상은 처리를 마무리하고 청산대상은 같은해 6월말 이전 청산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업계 내에서는 채권단의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되는 기업분할은 화섬산업의경쟁력 강화와 공급과잉 해소라는 본질적인 의미의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분할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것인데 채권단이 당장 시간을 벌고 뭔가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