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제반 여건의 달러매도 자극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29일부터 하루씩 하락과 상승의 엇갈린 갈지자 행보를 잇긴 했으나 1,271원선에서 꽁꽁 묶이는 흐름이었다. 국내 주가지수가 폭등세를 보이고 외국인이 1,00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순매수를 보이는 등 환율 하락압력이 우세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물량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충당금 적립수요 등이 일방적인 하락을 막았다. 최근 정체된 흐름을 보이다가 오후장 후반 들어 급등락이 이어졌던 장세가 이날 오후에도 드러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1,270원에 대한 지지력 여부가 추가 하락여부를 결정하되 외국인 주식순매수 등의 눈에 띠는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40원 내린 1,271.7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0.60원 내린 1,273.50원에 시동을 건 환율은 이내 낙폭을 확대하면서 10시 10분경 1,271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충당금수요 등의 매수세가 추가 하락을 막은 채 한동안 1,271원선에서 수급 공방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시중에 물량 공급이 많지 않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충당금수요가 일부 있었고 일부 은행에서 계속 달러매수(롱)플레이로 1,271원을 지지하는 상태"라며 "NDF정산관련 매물이 일부 나왔으나 역외에서 일부 흡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늘어나고 매도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1,270원을 일단 깨면 1,268원까지 하락이 가능해 보이고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나온다 해도 1,272∼1,273원 이상은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1,270원대에서 매수세는 시장 주변환경과 맞지 않아 무리해 보인다"며 "실수요가 아니면 추격매수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승요인이 약발이 다돼가고 있는데다 NDF정산관련 매물이 2억달러 이상되므로 역외매수가 없으면 1,270원대 레벨은 지키기 어렵다"며 "외국인 순매수가 커지면 눈에 보이는 부담감이 커지고 오후에는 1,269∼1,272원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개장초 달러매도초과(숏)상태인 일부 은행권이 달러되사기에 나서 부족한 포지션을 채웠으며 물량 공급은 크게 활발하지 않았다. 역외선물환(NDF)정산 관련 역내 매물이 상당부분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역외에서 일부 매수했으며 추가로 얼마나 매수하느냐가 오후 수급 상황의 중요한 키포인트. 오는 6일로 예정된 하이닉스반도체 관련 출자전환일까지 일부 시중은행권의 수요가 남아있는 점은 환율 하락을 제한하고 있으나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흘 내리 주식순매수 가도를 달리고 있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2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98억원, 112억원을 기록, 매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또 뉴욕 증시 급등으로 국내 주가는 폭발적인 강세를 띠며 같은 시각 전날보다 28.39포인트, 4.37% 오른 678.29를 가리키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같은 시각 124.23엔으로 전날 뉴욕 마감가인 124.18엔에서 정체된 상태. 달러/원과는 거의 무관한 흐름.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