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당장 이번주부터 자산실사 및 구체적인 제휴방안을 찾기 위한 협상에 착수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한 관계자는 4일 "마이크론 협상팀이 5일 방한해 공장등 자산을 실사하고 제휴 조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 조사팀은 2주일 이상 한국에 머물면서 협상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는 이번주중 1차 회의를 갖고 서로 협상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다. 양사는 재무자료 등 회사운영 자료 일체를 상호 제공하는 한편 협상정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비밀보장협정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측에서는 구조조정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채권단과 회사측 관계자,외부 전문가로 협상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양사를 자문하는 투자은행간 협상도 병행하기로 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협상을 이원화해 양측의 조건을 조율할 계획"이라며 "합병을 포함해 전략적 제휴 등 모든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휴방법 논란=구체적인 제휴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식맞교환과 유상증자가 거론되고 있으나 각각 제약조건을 갖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이크론은 현금을 투입하지 않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마이크론이 신주를 발행한 뒤 이를 국내 채권단이 갖고 있는 하이닉스 주식과 맞교환하는 방법이 유력할 것으로 일부에서는 보고 있다. 그러나 채권회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은행들이 맞교환한 마이크론 주식을 처분할 경우 사실상 마이크론을 하이닉스에 매각하는 결과가 돼 제휴의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하이닉스가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는 게 제휴의 출발점인 만큼 마이크론이 반드시 하이닉스의 증자에 참여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채권단은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별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어떤 경우든지 마이크론은 하이닉스에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하는 방안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만든 뒤의 합병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또 합병 후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공장 등을 상당부분 처분할 경우도 당초 협력 취지와 배치된다는 문제가 남는다. 일각에서는 감산과 마케팅 기술개발 등으로 협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우증권 전병서 연구위원은 "실질적으로 합병이 이뤄지기엔 장애물이 많아 감산 등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D램시장 가격도 상승=한편 D램시장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의 협력이 고정거래 가격인상과 감산 등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것으로 해석돼 D램 가격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주력 메모리인 1백28메가 D램은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지난 2일 평균 1.48달러에 거래된 뒤 3일 1.52달러,4일 오전 현재 1.55달러를 기록하는 등 속속 오르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