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분당지점에 직접 가보고 배워 오세요"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최근 주요 영업점장들에게 이런 특명을 내렸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씨티은행 분당지점이 '분당의 고액예금과 주택담보대출을 싹쓸이 하고 있다'는 소문에 따른 것. 씨티은행 분당지점의 실적은 이런 소문이 과장된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씨티은행 분당지점은 개점 1년여 만에 3천억원의 수신을 달성, 이 지역 1백여개 은행 지점 가운데 5위권에 드는 규모로 급성장했다. 올해 주택담보대출 실적도 1천억원을 훌쩍 넘겼다. 근처 시중은행 지점들의 2백억∼3백억원 실적과는 비교가 안된다. 정복기 지점장(37)이 알려주는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우선 철저한 시장조사가 바탕이다. 이를 위해 정 지점장은 지난해 개점을 앞두고 10명의 직원을 한 달간 '방목'했다. "돈을 쥐어주고 무조건 밖으로 내보냈어요. 한 달 동안 일은 하지 않고 분당 안에서만 먹고 놀라고 했죠. 분당의 시장특성이 금세 파악되더군요" 정 지점장은 한 번 찾아온 손님은 반드시 씨티은행 고객으로 붙잡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했다. 전화로 지점위치를 물어오는 손님에게는 아예 고급외제차를 보내 직접 지점까지 모셔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지점장과 모든 직원들이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고객 집을 예고 없이 방문해 선물을 나눠줬다.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시작할 때는 수시로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 갈비와 소주를 대접했죠. 손님들에게 씨티은행 대출을 이용하도록 권유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실적이 급신장했죠" 그는 "무엇보다도 직원 개개인이 풍부한 금융지식과 친절한 서비스로 무장하는 것이 경쟁력의 기본"이라며 "내년에는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밀착하는데 영업의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