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올해에 이어 2년연속 감소할 것으로 나타난 것은 최근 경기불투명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감소세가 올해(11.8%,추정치)보다 둔화될 것이란 점은 설비 투자가 바닥을 친 것으로 산업은행은 분석하고 있다. 산은은 가시적인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면 설비투자도 본격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종별 전망=제조업(-5.3%)보다 비제조업(-6.4%)의 투자감소가 더 클 전망이다.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 전기전자 등 정보기술(IT) 업종의 설비투자가 2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음식료 고무 등 전통 제조업은 투자를 늘릴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중에선 정보통신업의 감소세(-10.1%)가 두드러졌다. 설비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들도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쪽은 가급적 지양하되 합리화 및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보강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특히 설비투자 재원의 대부분(70%)을 내부자금으로 충당하겠다고 답했다.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은 절반가량을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 외부자금에 의존할 계획이다. ◇왜 부진한가=기업들은 내수 수출 양 부문에 걸친 수요 부진(46%)을 설비투자의 가장 큰 애로요인으로 꼽았다. 그 다음은 자금조달의 어려움(15%)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익성 저하와 그에 따른 내부자금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망=산업은행은 세계적으로 저유가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내수·투자촉진 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설비투자 환경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번 조사가 경기불투명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미국의 9·11테러사건 직후 실시된 점을 감안,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면 국내기업의 투자 마인드는 가파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