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맨은 만능 엔터테이너가 돼야죠"

강근태 뉴코아 사장(55)이 23일 법정관리인으로 취임한 지 1년을 맞는다.

그는 짧은 기간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토대를 반듯하게 닦았다.

3천명이던 직원을 2천명으로 대폭 줄이고 빚도 2천3백억원이나 갚았다.

점포와 땅을 처분해 1천8백억원을 확보했다.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강 사장은 1972년 신세계백화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30년 동안 유통 외길을 걸어왔다.

그는 "유통인은 만능 엔터테이너가 돼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외친다.

강 사장의 예술적 끼는 초대 삼성플라자 점장으로 일할 때 위력을 드러냈다.

통상 구두·핸드백·화장품 매장이 자리잡는 백화점 1층을 예술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유통가에선 '정통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냉소는 찬사로 바뀌었다.

분당이란 예술 불모지에서 뮤지컬 무용 등 온갖 예술장르가 선보이는 백화점에 인파가 몰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몰린 인파는 자연스레 구매고객으로 변했다.

'놀이와 장사의 함수관계'를 그는 꿰뚫고 있었던 셈이다.

강 사장은 뉴코아 법정관리인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타고난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창조와 파격'이 핵심인 그의 경영철학은 빚에 찌든 법정관리 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과천 강남 평촌 등 3개 점포 1층에 지난 4월부터 맥도날드 매장을 입점시킨 게 대표적인 사례.

국내 백화점 업계에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는 "처음 이 얘기를 꺼냈을 때 간부들의 반대가 극심했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맥도날드 매장은 손님을 끌어모으는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

햄버거를 먹고 나서 바로 옆 백화점 매장에 들러 2만∼3만원짜리 물건을 사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1층 매출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뜨는 커피브랜드 스타벅스도 내달부터 강남·과천·동수원점 1층에 낸다는 계획이다.

고급 이미지의 먹거리 브랜드들로 점포 이미지를 바꾸면서 손님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강 사장은 군 연예대에서 3년간을 '딴따라'로 복무했다.

지금까지 친분을 맺은 연예인만 수백명이 넘는다.

모델 뺨치는 외모를 지닌 부인과 외동딸도 강 사장의 예술혼을 사랑하는 후원자다.

예술과 경영의 접점에 선 그의 집념이 뉴코아를 법정관리에서 탈출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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