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항공사들이 국내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항공요금을 대폭 낮추면서 국적항공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노스웨스트항공과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싱가포르항공, 일본항공 등은 미주와 유럽노선을 중심으로 내년 초까지 항공운임을 30-50% 에누리판매하는 판촉 행사를 잇달아 펼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9월 미 테러참사 이후 전세계에 불어닥친 항공업계의 불황에서 살아남으려는 고육책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은 저가공세가 내년 중반까지 이어지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항공사 세일행사= 최근 인천-뉴욕간 왕복항공권을 39만원에 선착순 판매한 노스웨스트항공은 20일 세일 대상 도시를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호놀룰루로확대하고 3차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요금은 이코노미 클래스를 기준으로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뉴욕 왕복이 각 54만원, 호놀룰루가 44만원이며 비즈니스 클래스는 각각 129만원, 99만원에 제공된다. 대한항공의 뉴욕 왕복항공권 값이 140만원(이코노미클래스), 479만4천800원(비즈니스클래스)인 것에 비하면 최고 75%까지 할인된 가격이다. 에어캐나다항공은 홈페이지(www.aircanada.co.kr)를 통해 이달 한달간 캐나다행항공권을 22-25% 싸게 판다. 밴쿠버 왕복 77만원, 토론토 95만원이다. 싱가포르항공은 내달 15일까지 35세 이하의 학생에 한해 샌프란시스코 왕복 72만원, 밴쿠버 80만원, 시드니 및 멜버른 75만원, 유럽 80만원에 항공권을 판매키로했다. 일본항공은 이달 30일까지 발권하는 승객에게 미주 노선 요금을 40% 이상 할인해 56만-87만원에 판매키로 했으며 독일 루프트한자항공도 월 1차례씩 유럽 1개 도시를 선정, 요금을 80만대에 내놓는 `디스커버 유럽' 행사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항공권은 경유지를 거쳐야 하고 좌석과 여행기간이 한정돼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국적항공사 입장=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외국 항공사의 저가공세에도 불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는 점을 들어 `현재로서는 요금인하나 대응전략을 짤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항공권 가격격차가 워낙 커 저가 공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영업활동에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적사들이 내년 월드컵대회 등을 이유로 영업전망을 밝게보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좌석을 채우기 위해 저가 공세에 가담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