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영업소와 가전제품 매장은 현재개점휴업 상태'. 정부.여당이 내수 진작을 위해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승용차, 에어컨 등의 특별소비세율을 대폭 낮추기로 함에 따라 자동차와 가전업계는 장기적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당장 판매가 끊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14일 현대.기아차, 대우차 등 업계에 따르면 차량의 연식 변경을앞두고 매년 11월은 고객들이 자동차 구입을 꺼려 가뜩이나 판매가 줄어드는데다 이번 조치가 발표되면서 일선 영업소에 계약 해지는 물론 이미 출고해 고객에게 넘겨준 차를 되가져 가라는 요청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 특히 이번 특소세 인하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야당인 한나라당도 인하를 추진하고 있어 고객 사이에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업체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특소세가 내리면 많게는 400만원 가까이 가격인하 혜택을 볼수 있는 상황에서 누가 지금 자동차를 사겠느냐"고 말했다. 특소세가 당정안대로 내리면 교육세.부가세 등 다른 세액까지 떨어져 현대차 베르나는 22만9천원, 아반떼는 28만5천원, 투스카니는 61만5천원, EF쏘나타는 57만1천원, 그랜저는 109만1천원의 가격인하 효과가 있으며 가장 가격이 비싼 에쿠스 4.5리무진의 경우 무려 가격하락폭이 359만9천원에 달한다. 그는 "영업소 직원들 사이에 이 조치가 시행될 때까지 판매를 아예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며 "정부가 시행시기가 한달 이상 남은 상황에서 확정되지도 않은 사항을 성급하게 발설해 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영업소에 차를 사겠다는 문의는 거의 없고 언제부터 특소세를 내리느냐는 문의만 쇄도하고 있다"며 "차를 지금 내준 뒤 계약시점을 특소세를내리는 시점까지 미루는 '편법 판매'도 성행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조치가 시행된 뒤에는 1년간 차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소림 부장은 "지금 차를 사지 않는 고객 가운데 상당수는 '미래에 대한 불투명'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며 "특소세가 인하되면 대형 승용차 및레저용차량(RV) 등 고가 차량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가전업계도 특소세 인하시 에어컨과 프로젝션 TV의 내수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인하방안이 너무 일찍 공개되는 바람에 다소 '김이 샜다'는 표정이다. 특히 연말을 코앞에 두고 관련 품목의 수요가 급감, 당초 매출목표 달성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 이날 오전부터 영업.마케팅담당 부서를 중심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표정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은 이미 판매가 마무리돼 큰 문제가 없지만 프로젝션TV의 경우는 타격이 적잖을 것"이라며 "인하방안 공개로 대기수요가 발생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이미 공장에서 출하된 물량에 대해서는 특소세를 환급해주는 조치를 정부가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는 이번 특소세 인하로 에어컨의 경우 15평형(소비자가 120만원대) 가격이 15만∼18만원(14% 안팎) 내려가고 40, 50인치 프로젝션 TV(400∼450만원) 가격도 60만∼70만원(16% 안팎) 가량 떨어져 내수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