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당국 1차 시험 때의 난이도를 유지하되 점수가 약간 높게 나올 수 있도록 조정,1차보다 10∼20점 하락 예상,새벽잠 설치며 매달렸는데 헛고생,수능시험 다음날 서울 K여고 3학년 3반 교실 "속았어 실험대상에 불과했어"라고 성토하다 울음바다. 80만 수험생들에게 깊은 상처와 불신감을 심어주고 국가의 공신력과 신뢰도를 크게 손상시킨 데 대해 교육부는 책임져야,무려 1백48명이 31일간 철망 친 수안보 상록호텔에서 감금당하고 교육부장관도 호주머니까지 2중 검색을 당하고 경비경찰이 과로로 순직까지 하는 등 죽도록 고생했는데 왜 이렇게 야단법석(野壇法席)일까. 요즘 우리대학들은 자기학생 뽑을 능력마저 없는지,아니면 교육부가 해서는 안될 일을 하고 있는지 결단을 내야할 정말로 이판사판(理判事判)에 와있다.」(1993.11) -「입시지옥을 없앤다고 고등학교를 평준화하고 과외 망국병을 없앤다고 정부가 출제를 맡으면서 시작된 실험은 10년이 지나도 계속 실험중이다. 과거 고등학교를 스스로 선택하고 대학마다 독자적인 입시제도를 실시할 때는 과외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의 교육은 '계속·반복적인 훈련'에 의해 개조된다고 믿고 '악평등(惡平等)의 원통'속에서 어지럽게 틀어대는 교육부의 '전류'에 맞춰 고통스런 춤을 추는 '파블로프의 개'가 된지 오래다. 사회주의국가의 실패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계속·반복적인 훈련'의 결과는 '하향평준화'일 뿐이다. 교육이 무너지고 인재가 유출되면 사회도 경제도 함께 무너진다. 무능한 사람이 게으르면 월급이나 축내고,부지런하면 문제를 일으키고,소신까지 있으면 일을 망친다는 말이 있다.」(2001.11) -「출제당국 16∼37점 하락 예상,평균 58∼65점 중위권은 80점 하락,들쭉날쭉 물탕불탕 널뛰기 수능,실험실의 개구리냐,리트머스시험지냐,모의고사도 보충수업도 금지해 놓고,과외 필요 없다 시험 안 보고도 대학 간다.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 간다고 하더니,전국에 다시 과외열풍 불까 걱정,눈물과 절망의 바다가 된 고3 교실은 공황상태,'이해찬 1세대'로 불리는 저주받은 올해 고3.」(2001.11) 처음 얘기는 8년 전에,두번째는 이번 수능 전 한국경제에 쓴 칼럼의 일부이고 세번째는 올해 수능이 있은 다음 신문에 난 얘기다. 이렇게 저주에 가까운 원망을 듣는 정부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커 가는 애들을 전국적으로 등수 매겨 상처 주고 고통 주는 교육당국이 어디에 있을까? 16∼37점 하락할 것이라던 한국교육평가원장은 '난이도 조절에 애썼는데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올 것 같아 안타깝다'니 10년 넘게 안타까워하고도 모자란다는 말인지.교육부장관도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아픔과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에게 죄송하다. 과외열풍이 일까 우려된다"니 해마다 죄송하고도 얼마나 더 죄송하겠다는 것인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수능시험은 10년 세월에도 마찬가지고,교육당국은 강산보다 의구(依舊)하니 참으로 참담하고 가관이고 요지경이다. 정부의 개입은 대학이 실패했을 때,그것도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불교재단에서 세운 대학이 불교도를 우선하여 뽑든,기독교재단에서 세운 대학이 목사의 추천을 우대하든 원칙적으로는 교육부가 나설 일이 아니다. 기여입학 시키고 기숙사 지어 시골의 어려운 학생들을 도와주겠다는데 교육부가 쪽박까지 깰 일이 아니다. '남이 장에 가면 거름 지고라도 장에 가라'는 속담이 있다. 선진국에서 하는 대로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돌려주고,대학입학의 불확실성과 과외수요를 제도적으로 줄이기 위해 고등학교의 선택권도 부활시켜야 한다. 학생도 학부모도 대학도 원치 않는데 언제까지 '사서 고생'하겠다는 것인지.커 가는 세대들에게 눈물과 절망을 주지 말아야 한다. 존경하는 한완상 부총리께,셋을 대학 보내면서 세번 다 다른 '널뛰기 수능'으로 고통받았던 학부모로서 건의 드린다. 이제 동료였던 '엘리트'들에게 믿고 맡기시라고! 도와달라는 일만 확실히 하시어 원망 받을 것도,안타까워할 것도,충격 받을 것도,통감할 것도,사죄할 것도 없기를 바라노라고! mskang36@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