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지식·기술산업투자가 규모에 비해 결실은 형편없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은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이분야의 투자가 속빈 강정임을 그대로 보여준다. 재경부가 최근 FT를 인용,발표한 바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중 한국은 지식·기술투자비,정보기술(IT) 연구개발비,인터넷 접속자수 등 투자면에서는 최상위권에 속했다. 반면 연구개발투자에서 기초연구비는 조사대상 11개국중 10위,특허출원은 OECD 평균의 5분의1 이하,기술무역에서는 최대 적자국으로 나타나 결국 투자결실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처럼 투자의 효율성이 낮은 것은 기초과학 투자를 소홀히 한데다 구조조정시 당장 도움이 안되는 연구·개발부문부터 줄인 단견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술·자본이 강한 일본과 제조업 경쟁력이 뛰어난 중국 사이에서 우리의 활로가 기술경쟁력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투자를 산출로 연결시킬 수 있는 효율적 체계를 구축하고 독자적 기술개발을 통해 기술무역 수지의 만성적 적자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투자낭비의 근본적인 원인이 기술자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 사회분위기와 구태의연한 교육에 있다고 볼 때 이를 시급히 개선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 사회엔 아직도 관리직 선호로 과학기술자가 제대로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기능올림픽의 메달리스트에게 대학진학의 특전을 주면 공과대학에 진학,손으로 익힌 기술을 이론과 접목시켜 훌륭한 과학기술자가 되기를 원하기 보다는 법학 경영학 등을 선택해 관리직이 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교육에서도 대학입시생중 이과가 문과지원생의 절반도 안되는가 하면 상당수의 이공계 학생들이 전공을 제쳐두고 사법·행정고시에 몰두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정부의 이공계 출신 공무원은 5급이상에서 16.8%,3급이상에선 9%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도 나온적이 있다. 이렇게 볼때 지식·기술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산·학·관 지식공유체계의 구축이나 기초연구 강화,고유기술개발 및 특허출원 활성화에도 힘써야 하겠지만 사회 전반에 지식·기술중시 문화가 고양되도록 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다.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지식·기술투자에서 만큼은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문화가 하루속히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