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이현정씨(29·여)는 오후 4시면 컴퓨터 앞에 앉아 e-현대백화점을 찾는다. e-슈퍼마켓에 들러 저녁거리를 주문하기 위해서다. 음식재료를 클릭한 다음 7시께 퇴근해 집에서 찬거리를 배달받는다. "인터넷쇼핑몰이 없었다면 직장생활하랴 주부노릇하랴 등골이 휘었을 겁니다" 이씨는 사이버쇼핑 예찬론자가 됐다. TV홈쇼핑 인터넷쇼핑 등 온라인 기반의 소비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온라인쇼핑의 가장 큰 장점은 매장에 나가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원터치'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온라인업체는 매장유지비용과 인건비가 덜 들기 때문에 오프라인매장보다 물건값도 저렴하다. 장소파괴뿐만이 아니다. 구매시간은 물론 배달시간에 대한 제약도 없어지는 추세다. 한솔CS클럽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상품을 배달해 주는 지능형 배송망시스템을 지난 9월부터 채택했다. 24시간 내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배달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롯데닷컴 강현구 이사는 "온라인쇼핑을 꺼림칙하게 생각하던 소비자도 한번 경험하고 나면 편리함 때문에 대부분 다시 찾게 된다"고 설명한다. 인터넷쇼핑몰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에 따르면 인터넷쇼핑몰을 방문해 본 사람수는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늘어났다. 대형쇼핑몰들은 월 1백억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며 손익분기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적자에 허덕였지만 내년부터는 대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 99년 2천5백억원이던 인터넷쇼핑몰 시장규모는 지난해 1조5천억원으로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2조3천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인터넷쇼핑몰이 매년 48% 성장해 2005년에는 시장규모가 11조원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온라인쇼핑의 선두주자는 TV홈쇼핑.연일 매출신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LG홈쇼핑은 지난달 1천57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창사이래 처음으로 월매출 1천억원을 돌파한 것.연말실적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CJ39쇼핑도 10월 매출이 8백17억원으로 창사 6년만에 처음으로 월 8백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 수직상승했다.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한국농수산TV 등 3개 홈쇼핑채널이 잇따라 개국중이어서 시장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TV홈쇼핑 시장이 2005년엔 6조9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 판매의 증가는 전형적인 아날로그시장으로 여겨지던 카탈로그시장의 활성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카탈로그시장 규모는 올해 1조1천억원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CJ39쇼핑 신현재 실장은 "온라인시장이 아직은 틈새시장의 성격이지만 오프라인매장과 당당히 경쟁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 김재문 책임연구원은 "유통시장의 10% 안팎으로 추정되는 온라인기반시장 점유율이 30%까지는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 온라인식품점인 파파드가 지난해 문을 닫은데서 보듯이 온라인판매에 적합한 상품으로 특화시키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