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8주만에 1,280원대로 진입했다. 증시 강세,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 등 우세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인해 하락출발 했던 환율은 참가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물량을 부어냄에 따라 오전장 막판 급락 장세를 연출했다. 단단하게 지지되는 듯 했던 1,290원은 쉽게 허물어졌으며 추가 하락의 여운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급락에 대한 당국의 개입 우려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90원 내린 1,288.70원에 오전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은 장 막판 1,288.60원까지 낙폭을 넓혀 지난 9월 테러사태 직후인 13일 장중 1,286.50원을 기록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외선물환(NDF) 달러/원 환율도 하락을 거들었다. NDF 환율은 1,295.50원에 유일한 거래가 이뤄진 채 호가만 하락하는 양상을 띠며 1,294.50/1,296.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60원 내린 1,292원에 거래를 시작한 환율은 개장 직후 내림세를 강화하며 1,290.80원까지 내려선 뒤 저가 매수 등으로 1,291원선으로 되올랐다. 반등을 모색하던 환율은 11시 1분경 1,292.30원으로 오른 뒤 조심스레 횡보했다. 한동안 1292원을 놓고 좌우 등락하던 환율은 한국은행의 콜금리 유지 결정이후 달러되팔기(롱스탑)에 적극 나서면서 미끄럼을 탔다. 실제 물량공급이 크지는 않았으나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쪽으로 기운데다 달러매수초과(숏) 포지션이던 은행권이 팔자에 나서 차례로 저점을 내리며 장 막판 1,288.60원까지 급락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공급 우위가 지속되고 있어 오후에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달러/엔이 120엔이 지지되고 물량 공급이 멈추면 다시 1,290원대로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주식자금이 공급이 늘어나면 반등 시도가 어려워 질 수도 있다"며 "오후 거래는 1,288∼1,292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물량보다는 심리적인 하락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달러되팔기(롱스탑)이 쏟아졌으며 달러매수세는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래쪽으로 내릴 여지가 많아 오후에는 1,285원까지 바라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낮 12시 21분 현재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24억원, 77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중이다.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이 예상보다 적었으나 이날 오후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크고 9일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환율 하락 요인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21엔을 놓고 시소를 타고 있다. 달러/엔은 전날 뉴욕장에서 120.94엔의 하락 흐름에서 반등, 장중 한때 121.30엔대까지 올랐으나 같은 시각 현재 121.02엔으로 반락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