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은행들이 8일 이른바 `크로스 디폴트' 선언여부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크로스 디폴트'란 채권보유자가 해당기업의 채무불이행을 대외적으로 선언해채권회수의 근거를 마련하는 디폴트선언 이후 `다른 금융기관도 똑같이 디폴트선언의사를 밝힌 뒤 채권을 갚아달라고 요청'하는 것을 말한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미국 현지법인인 HSA에 12억달러를 빌려준 체이스맨해튼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8일(현지시각) 뉴욕에서 회의를 열어 크로스 디폴트 선언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크로스 디폴트 선언 대상의 채권규모는 2억-3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달 소시에떼 제네랄 등 하이닉스 채권을 보유중인 9개 외국은행이 디폴트를 선언한 이후 외국은행들의 후속움직임이기 때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러 정황에 비춰 크로스디폴트 선언이 나올 가능성은작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HSA가 시일에 맞춰 이자 등을 제때 갚아오는 등 정상적인 상황이어서 크로스 디폴트 선언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시에테제네랄 등 9개 외국은행은 4천600만달러의 하이닉스 채권에 대해중도상환을 요청했다가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자 지난달 해당채권에 대해 채무불이행 선언을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들이 디폴트 선언을 한 근거는 `당초 하이닉스에신디케이트론(협조융자)을 해주며 현대그룹이 대주주로 경영권을 가져야 한다'는 조건이 현대그룹 계열분리로 인해 계약위반 사항이 생겼다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계열분리 당시 중도상환을 요청하지 않았고, 이후 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하기로 했기때문에 외국은행들의 움직임이 대세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