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매장에 벌써 겨울 카탈로그가 나왔다. 패션 카탈로그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제품판매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홍보수단. 좀처럼 TV광고를 하지 않는 패션업체들에는 더욱 그렇다. 카탈로그 제작의 성공여부가 해당 시즌의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경우도 많다. 카탈로그 작업의 제1단계는 모델 선정이다. 섭외가 어렵기로 소문난 인기스타들도 패션카탈로그 촬영에는 무척 호의적이라고 한다. 특히 대부분의 여자연예인들이 카탈로그 촬영을 화장품 모델과 함께 꼭 한번쯤 해보고 싶은 일로 꼽기 때문에 섭외가 그리 힘들지는 않다. 모델 선정의 조건은 얼굴 몸매,그리고 인지도다. 소비자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지금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연예인만을 엄선해 자사 카탈로그의 모델로 내세운다. 그러나 아무리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고 얼굴과 몸매가 뛰어나도 브랜드의 주소비자층이 외면하는 모델은 곤란하다. 신세대 탤런트 S양은 요즘 드라마뿐 아니라 각종 오락 프로그램의 섭외대상 1순위인 톱스타지만 패션 카탈로그 모델 물망에는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의류매장의 주 고객인 10대와 2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는 오히려 반감을 사고 있다는 조사결과 때문이다. 브랜드 타깃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모델대상에서 제외되는 배우도 있다. '그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면 브랜드가 망한다'는 징크스를 갖고 있는 경우다. 실제로 여자 탤런트 K양이 카탈로그를 찍은 3개 업체는 모두 그 시즌 장사를 망치거나 부도가 났다. 모델을 고른 후에는 함께 일할 스태프를 구성한다. 카탈로그 기획자,사진작가,스타일리스트,메이크업 아트스트가 기본 멤버. 이들의 조수까지 합하면 편당 10∼15명의 인력이 동원된다. 이중 사진작가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보통 모델이 지정한다. 카메라 앞에서 온갖 표정과 포즈를 만들어내야 하는 모델은 짧은 시간안에 자신의 예쁜 표정을 잘 뽑아내는 친숙한 스태프를 원한다는 것이다. 카탈로그를 보면 중심모델 옆에 보조모델이 함께 서는 경우가 많다. 보조모델은 절대 중심모델보다 예쁜 얼굴을 뽑지 않는다는게 원칙이다. 중심모델을 부각시키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3∼4명이 한 앵글안에 잡히는 장면에서는 중심모델은 꼭 의자에 앉아 있다. 또 나란히 서서 찍을 때는 주인공은 다른 인물보다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 있다. 얼굴이 작아 보이고 키가 커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카탈로그 한 편당 제작비는 1억5천만원 정도. 이중 1억원은 모델과 사진작가의 몫이다.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