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lee@headline1.co.kr > 며칠전 대덕연구단지에서 근무하는 30대 중반의 K군이 찾아왔는데 수석연구원 생활을 청산하고 석달간 요양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부과된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데만 전념하다 일과 동료, 가정으로부터 경쟁상대로 취급되면서 급기야 우울증에 빠지게 됐다는 것이었다. 그는 심한 자폐증으로 인해 이혼을 전제로 별거에 들어갔다고 한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직장은 제2의 고향이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공식 비공식적으로 직장일과 직장과 관련된 일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면서도 애사심과 동료애가 세상을 살아가는 중요한 덕목이었다. 자신의 직업과 직무를 통해 능률적인 자기관리를 했고 바람직한 자기발전을 이룩했다. 사회변천과 국가 선진화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직장생활은 어떤가. 개인적 창의력 개발과 생산성 제고에만 매달리고 있다. 관련정보와 선진기술, 기법을 받아들이기 위해 PC 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다. 그래서 지금의 직장에서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비공식 측면보다는 조직내 유기체의 일부로서만 인정되는 공식측면이 강조된다. 개인들도 이러한 유기체의 일부가 되는 것을 원하고 이에 길들여지면서 만족해 하고 있다. 요즈음 직장인들에게는 사람냄새가 없고 이웃, 그리고 직장과 사회에 대한 인간적 배려가 없어지고 있음을 본다. 시간에 쫓기는 각박한 생활전선에서 자신의 인격형성에 소홀하고 있는 직장인들이여. 짬을 내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라. 오늘도 굵고 진한 인생의 쉼표 하나를 크게 찍어 둔채 잠시 가을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심호흡을 해보라. 그러면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이 부모와 가정으로부터 물려받은 참되고 우수한 인성을 갖추고 있고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따듯하고 사려 깊은 직장인이라는 사실을.